대한전선 M&A '거침없이 하이킥'

사업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인 M&A(인수합병) 전략을 펼치고 있는 대한전선 (11,700원 ▲290 +2.54%)이 계열사인 트라이브랜즈를 통해 명지건설을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주체가 된 트라이브랜즈는 대한전선이 이미 경영권을 자강에 매각키로 한 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M&A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전선 계열 트라이브랜즈, 명지건설 인수= 내의업체인 트라이브랜즈는 16일 명지건설을 495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명지건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90%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명지건설은 학교법인 명지학원 소유의 건설업체로 도급순위 100위 이내의 1군 건설업체 자격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자본잠식에 접어들면서 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트라이브랜즈는 명지건설 인수를 통해 대주주인 대한전선의 건설업 및 부동산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한전선은 무주리조트 콘도, 당진 공장, 남부터미널 개발 및 본사 사옥 리모델링 등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계열내 물량만으로도 개발이익과 시공이익을 확보, 기업의 신성장 동력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창린 트라이브랜즈 대표는 "이번 명지건설 인수를 통해 트라이브랜즈와 대주주인 대한전선 및 계열사간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사업다각화라는 측면에서 트라이브랜즈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이브랜즈 자체가 매물인데..대한전선의 노림수는?= 대한전선은 그동안 거침없는 M&A 전략을 펼쳐왔다. 대한전선은 고 설원량 회장 사후 임종욱 사장이 양귀애 고문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M&A를 주도해 왔다.

2002년 무주리조트, 2004년 트라이브랜즈(당시 쌍방울), 2005년에는 홈네트워크 전문업체 대한위즈홈, 태양광발전시스템 전문업체 대한 테크렌, 국내 최대의 렌탈전문기업인 한국렌탈 등을 잇따라 창립했다.

지난 5월말에는 미국의 신약개발 벤처인 케미존과 계열사 옵토매직을 합병시켰고 최근에는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번 명지건설 인수도 이같은 사업다각화를 위한 확장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되지만 트라이브랜즈가 동원됐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대한전선이 트라이브랜즈를 매각하기로 자강과 이미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이 명지건설 인수에 트라이브랜즈를 동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트라이브랜즈가 자강에 매각되는 것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대한전선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M&A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트라이브랜즈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업계에서는 또 대한전선이 그동안 첨단 M&A기법을 구사해온 것에 비춰볼때 이번에도 '양수겸장'의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수 후에도 매각MOU가 유지되면 매각가격이 상승하고, 매각이 실패하면 대한전선과 명지건설의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양수겸장'이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