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반등, 장기전망 여전히 밝다

6일 홍콩 증시가 거품 우려와 전날 급락 충격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이틀간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홍콩 증시의 장기 전망이 여전히 밝기 때문에 이틀간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적극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 홍콩 증시 3일만에 반등 성공

이날 오후 12시54분(한국시간)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0.39%(114.25포인트) 오른 2만9056.57을 기록 중이다. 항셍지수는 장초반 하락세를 딛고 3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날 홍콩 항셍지수는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직접 투자 허가가 지연될 것이란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이 나오면서 무려 5.01% 폭락했다. 항셍지수는 이틀간 무려 8.1% 급락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중국 기업 주식으로 구성된 항셍 H지수도 이날 6.39% 급락했다.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인들의 홍콩 증시 직접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이 홍콩 금융시장 안정성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충분히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를 더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 개인들의 홍콩 증시 직접 투자가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은 가뜩이나 거품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심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상하이 증권 컨설팅의 우칸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직접 투자 계획을 실행시키는데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홍콩 증시 직접 투자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콩 증시는 지난 8월 20일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투자 허용 방침이 발표된후 40%에 달하는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홍콩 증시 거품 논란은 지난달 26일 항셍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만선을 돌파한 후 더욱 거세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항셍지수가 3만선을 돌파함에 따라 조정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마르코 폴로 인베스트먼트의 아론 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투자 허용 지연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홍콩 증시가 향후 몇주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홍콩 증시 전망 여전히 밝다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콩 증시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낙관론도 여전히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중국 본토에 비해 저평가된 주가 △ 글로벌 투자자의 중국 대체 투자 유입 △ 중국의 고공 성장에 따른 후광 효과 등 긍정적인 재료들이 사방에 널렸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자금을 빼내 중국과 홍콩을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들 투자자들은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는 중국 대신 비교적 저평가된 홍콩 증시를 대안 투자처로 선택하고 있다.

템플턴 자산운용과 베어링 자산운용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홍콩 증시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비해 충분히 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항셍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최근 주가 급등에 힘입어 2004년 3월 이후 최고수준인 19.2배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상하이 증시의 60배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홍콩 증시의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본토 증시에 비해 여전히 3분의 1 가량 저평가 돼 있다"면서 "전세계 주요 20개 증시 가운데 홍콩 증시의 주가수익률(PER)은 낮은 편에 속한다"고 진단했다.

스티븐 그린 스탠더드차타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 총리의 이번 발표가 홍콩 증시 대세 상승이라는 펀더멘털을 훼손할 것 같지 않다"면서 "중국 증시의 대안 투자처로 홍콩을 선택하는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랭크 공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원 총리의 발언은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면서 "9월 이후 중국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투자 계획이 연기될 것이라고 계속 경고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