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통일위해 남북 경제 비슷하게 발전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통일에 이르기 위해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은 마음의 장벽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양쪽 경제가 좀 비슷하게 함께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를 비롯한 남북총리회담 북측 대표단과 남측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환송오찬을 주최한 자리에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경제협력 과정은 통일의 시기를 가장 빠르게 앞당기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어느 쪽도 어느 쪽에 기대지 않아도 되고 자존심 상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상황까지 발전시켜 나가야 통일에 아무 마찰이나 또는 마음의 상처를 남기지 않고 (통일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말로 백가지 이야기해도 이 장애가 걷히지 않으면, 적대하는 관계를 풀고 또 경제적으로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통일로 가는 길이 아주 더딜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은 지금 통일을 앞당기는 아주 역사적 대과업을 이루기 위해 남쪽을 방문했고 좋은 성과를 이뤄주셨다. 감사하다"며 북측 대표단에게 치하했다.


아울러 "여러분이 이번에 다녀가신 길이 더 많은 사람들이 가고 올 수 있는 그런 길이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는 보다 가까워지고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하는 아주 좋은 관계로 성공적으로 발전해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노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큰 결단에 의해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오늘 총리회담까지 잘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한 뒤 "남은 여러 가지 회담들도 정상회담 그리고 총리회담과 같이 순조롭게 풀려나가도록 모두 함께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영일 총리는 답례사를 통해 "이번 총리회담에서 선언 이행을 위한 좋은 합의를 이룩해 세상에 내놓게 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우리민족끼리 뜻과 마음을 합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들도 성공적으로 풀어갈 수 있으며 10.4 선언 이행도 잘 되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뚜렷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우리들의 첫출발은 매우 의미있고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아직 민족의 번영과 통일을 위한 대장정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북과 남은 과감한 실천 의지를 갖고 10.4 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6.15 자주통일시대, 평화번영의 시대를 힘 있게 추동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오후 12시30분에 시작된 오찬에 앞서 30분간 접견실에서 남북총리회담 북측 대표단과 환담을 나눴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따뜻한 인사를 전한다"고 말하자 "국방위원장님 건강하시죠?"라고 안부를 물은 뒤 "지난번에 만났을 때 활기차고 매사에 적극적이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에 "평가해 주신데 감사하다"고 답한 뒤 준비해온 메모를 꺼내 읽으며 "얼마 전에 평양에서 진행된 수뇌 상봉과 회담은 북남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고 공동번영 실현에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수뇌부들의 의지가 반영된 10.4 선언은 앞으로 북남협력 사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북과 남 온 겨례가 10.4 선언을 지지하고 있다. 민족의 관심에 어긋나지 않게 지혜를 합쳐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0.4선언이 빈 종이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전한 뒤 "이번 총리회담에서 10.4선언 이행에 대한 쌍방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우리측은 10.4 선언이행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고 필요한 분야에 대해 남측과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접견이 끝난 뒤 김 총리를 비롯해 권호웅 내각참사,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북측인사 7명과 기념촬영을 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겨자소스를 곁들인 닭고기 냉채와 밤죽, 관자 새우 야채 꼬치구이, 유자향을 곁들인 은대구구이, 함평 한우 갈비구이, 산채비빔밥과 황태국, 호박과편 매작과와 계절과일, 안동 가을감국차 등 한정식이 나왔다. 건배주와 오찬주로는 천년약속과 선운사 복분자주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