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기 신도시도 미분양 충격

주택 수요가 높다는 수도권 2기 신도시에도 대거 미분양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정부가 목표로 세운 '수급 심리의 안정'을 넘어 정상적 주택 판매도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규제를 풀어 위축된 주택거래를 정상화하는 한편 2기 신도시 공급 로드맵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기신도시마저..미분양 공포 확산

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순위 청약이 마감된 파주신도시에서 전체 물량의 81%에만 청약이 접수됐다.

경의선 운정역과 가까운 굿모닝힐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5.5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는 등 성적표가 좋은 데도 있지만 전체 5027가구(특별공급 제외)중 18.6%인 936가구는 미분양으로 남았다.


2기신도시 중 하나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파주신도시는 인근 시세보다 저렴했는데도 20%에 가까운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자 주택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파주 분양가는 전용 60㎡(18평)초과~85㎡ (25.7평)이하는 900만원대 중후반,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1100만원 미만에서 책정돼 인근 시세보다 100만~200만원 가량 낮았다. 작년에 이 지역에서 분양한 한라비발디와 비교해도 200만원 가량 낮다.

◆안팔려도 분양은 줄이어

수도권에서는 4/4분기에도 대규모 분양이 이뤄져 연내 미분양 규모는 현재의 2배인 2만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의 미분양주택은 올 하반기부터 급증하기 시작, 9월말 현재 9137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말에 비해 93.4%나 증가한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주택업체들이 사업 절차를 서둘러 이번 달에도 분양물량이 쏟아진다.

건교부는 이번 달에 수도권에서만 3만9747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수도권에서 분양된 물량(1만256가구)의 4배에 육박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김포 양주 파주 등 2기 신도시에서 내년에 3만6000가구, 2009년에는 9만5000가구 이상이 분양 대기 중이어서 미분양이 미처 해소되기 전에 신도시 주택공급이 본격화돼 미분양 공포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분양 증가는 건설업체의 도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 등 경제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줘 내수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

◆2기신도시 재검토 지적도 나와

전문가들은 공급이 일시에 집중되는 반면 구매수요는 위축된 것이 수도권 미분양의 원인이라며 주택시장의 정책 변화 없이는 수요 위축이 단기간내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구매 여력이 풍부한 고소득층 및 주택 교체 수요자들은 투기억제대책으로 분양시장 참여에 제한을 받고 있다.

또 무주택자들은 청약가점제 영향으로 구매 기회가 늘어났으나 금리 상승 등으로 자금 조달능력이 낮아져 구매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매제한 기간이 5~10년으로 확대된 데 따른 심리적 부담으로 확실한 인기지역에만 청약하려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무주택자들의 주택구매능력을 지원하고, 유주택자의 주택 교체를 활성화하는 한편 과도한 전매제한 규제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해소해야 주택구매가 정상화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기신도시의 공급 일정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연구위원은 "적어도 향후 1~2년 동안 지방은 물론 수도권 미분양 물량의 적체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도권 지역별 미분양을 고려해 2기신도시의 사업 시기 및 평형 배분, 공급 규모 등의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