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급결제허용, 신용경색 악화시킬 것"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증권사 등 비은행금융회사에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할 경우 자금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최근 유동성 사정 악화의 교훈과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은 일정대로 시행돼야 하지만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에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하는 사안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증권사에 지급결제를 허용할 경우 은행에서 비은행 금융회사로 예수금이 이전되고 이전된 예수금은 기업과 산업에 대한 대출 재원으로 사용되지 못한다"면서 "예수금이 줄어든 은행들은 그만큼 대출 여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과 증권사 간 예수금 유치를 위한 금리 경쟁이 벌어져 이들 금융회사의 경영을 압박하는 소모전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은행권의 신규 대출이 더욱 어렵되면 결국 지금의 신용경색 현상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유동성의 과부족 현상은 시장이 자율 조절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신호"라며 "다만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손상되면서 신용경색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은행과 금융당국은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개별 은행 차원에서 해결되지 못한 유동성 과부족 문제는 결국 중앙은행이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대상 증권을 확대해 시중유동성과 금리를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