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페그제 폐지-국부펀드 도입"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현행 환율제도인 달러 페그제를 재검토하고 국부펀드를 설립해
달러 자산 위주인 외환보유고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본인은 국립상업은행의 사이드 알 샤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샤이크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으로 불어난 외환보유고의 운용 수익 증가와 급락세인 달러화에 대한 대안으로 달러 페그제 폐지와 외환보유고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립상업은행은 정부가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알샤이크의 주장은 이 은행의 공식 견해는 아니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물가가 치솟자 사우디에서는 21년간 유지해 온 달러 페그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이에 대해 친미 성향이 강한 사우디 정부는 약달러로 인한 인플레 상승 영향이 미미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알샤이크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저소득층 뿐만 아니라 중산층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정부가 환율 제도를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외환보유고 운용에 대해서도 알샤이크 이코노미스트는 국부펀드까지 설립해 달러에 치중된 정부의 운용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를 운용하고 있는 사우디 중앙은행은 285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 가운데 85%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와 미재무부채권 금리 하락에 따라 미국채 투자는 어느 때보다 매력이 없다.

알샤이크 이코노미스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미국 및 유럽의 경기 둔화로 인해 현재 해외의 금융자산이 매력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수익률을 극대화를 위해 지금 국부펀드를 설립해 운용해야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현재 사우디의 외환보유고 규모로 미뤄볼 때 국부펀드의 규모는 1000억~1500억달러 수준이 적절할 것"이라고 계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