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성금 논란, 기업들 기부 "일단 멈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김진형 기자

숭례문을 성금으로 복원하자는 이명박 당선인의 제안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면서 기업들도 고민에 빠졌다. 성금을 내기로 방침을 정했던 기업들이 기부를 유보하는 등 '여론 눈치'를 살피는 상황이다.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나섰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역풍을 맞을 수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성금을 내겠다고 나섰던 금융권도 분위기가 반전됐다. 국민은행 (0원 %)이 지난 12일 5억원 기부 방침을 발표했을 뿐 다른 은행들은 '일단 멈춤'이다. 국민은행도 기부 방침만 세워졌을 뿐 성금을 기탁할 곳이 정해지지 않아 실행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성금으로 복구하는 안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기 전에 이미 내부적으로 기부를 결정했었다"며 "기탁할 곳이 정해지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숭례문 지킴이 활동을 펼쳐 왔던 신한금융지주는 기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했었지만 정부의 복구 방안이 최종 확정된 뒤 결론을 내기로 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 확정되고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면 가장 먼저 참여할 것"이라며 "성금만 내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도 분위기가 좀더 무르익을 때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그룹들도 마찬가지다. 삼성 LG 등 주요 그룹들은 기부를 검토해 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여론 추이를 지켜보면서 기부 여부를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 뿐이다.

한 그룹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기업 입장에서 (성금을) 내겠다, 안 내겠다는 말을 하는 자체가 조심스럽다"며 난감한 상황임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