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權공정, "재벌의 경쟁 저해 계속돼"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6일 이임사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이 집단적인 힘을 이용해 개별시장의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재벌의 폐해를 거듭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재임 중 '환상(고리)형 순환출자 금지'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등 재벌개혁 정책에 힘을 쏟았다.


권 위원장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자유롭고 공정한 거래질서가 정착된 선진시장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권 위원장은 "독과점 문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그동안 규제산업으로 남아있었던 분야와 일부 고집중산업의 경우에는 아직도 경쟁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주요 서비스 산업에서 경쟁원리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은 앞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그는 "변화된 경제환경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쟁제한적인 정부 부문의 규제개선 작업도 신념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권 위원장은 "아직도 하청업자들은 부당 납품단가 인하 등 대·중소기업간 '힘의 불균형'에 따른 구조화된 불공정한 거래 관행의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는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국정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소비자 복지의 증진으로 귀결되도록 하려면 공정위가 담당하고 있는 경쟁법 정책의 집행과 소비자정책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음식의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소금의 짠 맛이 필요한 것처럼 공정위는 새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의 성과가 일반국민인 소비자들에게 고루 전달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위원장의 후임으로 새 정부의 초대 공정위원장에는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가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