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KFDA]황사마스크 따로 있네

날이 풀리며 반갑지 않은 손님 '황사'가 돌아왔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부지역에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올봄 황사는 예년에 비해 더 잦고 짙을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에도 황사가 이처럼 심했을까'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황사가 매년 심해지는 것은 맞다. 지난해 황사발생 건수는 총 7.9일로 30년 전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했다.

황사가 나타나는 날이 많아지면서 '황사마스크'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봄이면 약국에 황사마스크 표시가 붙은 마스크들이 쫙 깔린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황사마스크의 효과도 논란거리가 되기 시작했다. 정말 황사마스크를 쓰면 황사먼지를 막아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5월 시도보건환경연구원 등이 내놓은 결과는 자못 충격적이다. 시중에 팔리는 황사마스크 41개를 조사한 결과, 미세면지 차단과 같이 황사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할만한 제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뜨거워지자 관련부처가 머리를 맞댄 끝에 식약청이 나섰다. 올해부터 황사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고 식약청의 기준규격을 통과한 제품만 '황사마스크'로 인정키로 한 것이다. 식약청 '승인'을 받은 황사마스크가 되려면 3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우선 분집포집효율을 측정해 황사입자를 충분히 걸러주도록 했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먼지를 막아주면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 그래서 숨을 들이쉴 때 분당 30L 이상을 숨쉴 수 있도록 조건(안면부 흡기저항)을 두었다. 마스크를 썼을 때 공기가 옆으로 새는지 여부(안면부 누설율)도 따로 조사된다.

급한대로 황사를 막기 위해 천으로 만들어진 일반 마스크를 구해 쓰거나, 감기 환자 등을 위한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같은 제품은 앞서 3가지 황사방지 기준을 만족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산업현장에서 쓰는 산업용 분진을 막기위한 방진 마스크를 황사마스크 대신 쓰는 것은 어떨까. 모양이 투박하고 압박이 심해 일반 소비자가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현재 식약청이 허가한 황사마스크로는 쓰리엠의 2개 제품(쓰리엠황사마스크9310, 9010)과 '파인텍의 황사마스크 등 3개 제품이 있다. 이외에 앞으로 2개 정도가 추가로 승인을 받게 될 전망이다.

식약청의 허가심사를 통과한 황사마스크에는 '황사방지'와 '의약외품'이란 표시가 되고 있다. 그냥'식약청 인증'이라고 선전하는 제품의 경우, 보건용 마스크로 승인된 제품일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식약청 승인은 맞지만 질병 감염이나 악취, 매연 등에서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지 황사방지용은 아니기 때문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는 몸에 해로운 형광물질 등 알레르기 유발성분 등이 있는지를 검사해 관리하고 있다"며 "황사마스크는 여기에 3가지 조건을 추가로 더 보기 때문에 이들 제품에 황사방지 기능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청은 황사마스크에 대한 기준 규격이 최근에 신설된 만큼,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둔 뒤 식약청 허가없이 유통되는 황사마스크를 단속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