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돈 되는건 다 판다"

이 기사는 03월18일(19: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수그룹이 최근 이수유비케어 (3,980원 ▲20 +0.51%)를 SK케미칼에 매각한데 이어 항체 의약품 개발업체인 이수앱지스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그룹의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 계열사를 일제히 잘라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같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이수건설의 실적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위기가 재발될 수 있다는게 시장의 시각이다.

18일 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수그룹은 이수화학 (8,420원 ▼20 -0.24%)이 최대주주로 있는 항체 의약품 개발업체인 이수앱지스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 벤처기업 페타젠과 이수화학 생명공학 사업본부가 지난 2004년 합병, 설립된 이수앱지스는 치료용 항체 개발에 있어서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주요주주는 이수화학 471만8816주(77.57%), 김상범 그룹 회장 54만7859주(9.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본금 35억원의 이수앱지스는 지난해 매출액 21억원, 영업이익 -36억원, 순이익 -37억원 등의 적자 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이수앱지스는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기업공개(IPO) 작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가치 산정이 힘들어지자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이수그룹은 지난 14일 의료정보화 솔루션 기업인 이수유비케어 경영권과 지분 43.97%(1771만4411주)를 SK케미칼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 대금은 414억원.

이수유비케어는 92년 메디슨 사내 벤처 1호로 출발한 회사. 그러나 지난 2002년 모회사인 메디슨이 부도를 내면서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시달렸다. 신성장 동력을 찾던 이수그룹이 2004년 이수유비케어를 인수했지만 결국 4년여만에 재매각하게 된다.

또 지난 10일에는 이수화학의 윤할유 생산부문 관련 일부자산 및 투자지분을 토탈 프랑스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예정가는 132억원으로, 회사측은 비주력사업 정리를 통한 기존사업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문제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사업을 잇따라 매각, 성장동력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다. 이수그룹은 지난 2005년 지주사인 ㈜이수에 합병시킨 세라믹 사업부문을 재분리할 방침이다. ㈜이수의 부채 일부를 분할 회사에 넘기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일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수건설이 건설 후 분양하지 못한 사업장을 이수화학이 매입한 후 이를 강남 본사 건물과 묶어 리츠 방식으로 유동화하는 방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사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치는 지난해 3분기말 현재 190억원 정도.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수그룹의 경우 이수페타시스를 제외하곤 중점관리대상기업"이라며 "재무상태가 전반적으론 안좋지만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의 구조조정 스케줄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지난해부터 불거진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될 것"이라며 "다만 이수건설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할 경우 문제는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