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은 쇠고기 파동 무풍지대?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먹거리 파동에도 특급호텔 외식 사업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먹거리 불안이 가중되면서 쇠고기, 닭고기 등 육식 기피 현상이 확산, 관련 외식업계가 매출 부진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호텔의 지난달 외식부문 매출은 보합 또는 소폭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 5월은 AI확산에다 미국산 쇠고기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먹거리 불안이 최고조에 달한 때로 대형마트에 축산 매출이 급감한 것은 물론, 쇠고기, 치킨 등 관련 외식업체도 매출에 직격탄을 입었다.

그러나 호텔 외식 사업은 미국산 쇠고기 사태 등 먹거리 파동에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정상 영업이 이뤄지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운영중인 숯불갈비 전문점 '명월관'은 5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오히려 8% 늘었다. 결혼식, 연회식 등 대규모 호텔 행사때 제공되는 음식 메뉴도 스테이크로 변함이 없다.

이 호텔 관계자는 "미국산은 전혀 사용하고 않고 있으며 한우, 호주산 등 원산지를 철저하게 밝히고 있어 고객들이 거의 걱정하지 않는다"며 "다만 최근 워낙 관심사다 보니 메뉴에 원산지가 적혀있어도 재차 원산지를 물어보는 경향이 있는 정도"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신라호텔, 롯데호텔, W호텔, 리츠칼튼 등 여타 호텔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들 호텔 관계자는 쇠고기 파동에도 호텔 외식 매출은 별 변화가 없고 스테이크 매출도 다를 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리츠칼튼호텔이 지난달 1일부터 판매중인 바비큐 세트 메뉴는 쇠고기 파동은 물론, 1인당 7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매 주말마다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은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이미 알려져있는 만큼, 이번 쇠고기 사태가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원재료비 급등 및 소비심리 급랭에 광우병, AI까지 겹쳐 문닫는 음식점이 속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호텔 외식만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대해 이명박 정부 출범뒤 가중되고 있는 서민경제 위기와 소비양극화 문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우혜경 대외협력팀장은 "불경기에도 명품 매출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소비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쇠고기 사태도 계층간의 불화 문제가 불씨가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