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격차 최대 300% '공공기관 희비'

-성과급 인센티브서 최대 300% 차이
-석탄공사.증권예탁원 경영실적도 하위권
-한전.에너지공단. 건보공단.철도공사는 호성적

2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101개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기관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은 유공자 표창과 함께 내년 경비예산의 1% 이내에서 예산을 증액할 수 있는 '포상'을 받는다. 반면 '부진' 기관은 기관경고와 내년도 경비예산 1% 삭감, 경영개선계획 제출 등의 '벌칙'을 받는다.

특히 직원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부분은 인센티브의 차이다. 정부투자기관의 경우 최우수 기관과 꼴찌 기관의 성과급 격차는 석달치 월급이나 된다.

구체적으로 정부투자기관 가운데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한국전력공사와 정부산하기관 중 최우수 기관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직원들은 기본급의 5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최하 점수를 받은 대한석탄공사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각각 기본급의 200%와 250%밖에 받지 못한다.

준정부기관 중 분야별 최우수 기관으로 평가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가스안전공사 △에너지관리공단 △소프트웨어진흥원 △건설교통평가원 △수출보험공사 등 6곳의 직원에게는 기준월봉의 200%가 성과급으로 돌아간다.

반면 '부진' 판정을 받은 증권예탁결제원과 산업기술재단 등 13곳의 직원은 기준월봉의 100%만 지급받는다. 최하위 평가를 받은 공기업 기관장과 상임이사는 관리책임 실패를 물어 인센티브를 한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경영실적이 나쁜 준정부기관의 기관장은 달랑 기준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이번 경영평가에서 공기업 영역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한전은 정전시간 49% 단축과 함께 아제르바이잔 등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낸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철도공사와 광업진흥공사, 부산항만공사도 흑자 전환 또는 매출액 증가에 따른 노동·자본 생산성 향상으로 각 유형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준정부 기관 전체 1위를 차지한 에너지관리공단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에너지 절약 등을 통해 경영성과를 높였다.

반대로 하위권 기관은 방만경영, 주업무 추진 부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석탄공사는 재무구조 불건전으로 매년 경영평가 하위권을 맴돌고 있지만 최근에는 1600억원대의 거액을 담보도 없이 부실 건설업체에 대출한 사실까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증권예탁결제원은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대로 임원 법인카드로 접대비를 펑펑 쓰고 신입사원 채용시 성적이 좋은 지원자 대신 성적이 더 나쁜 지원자를 임의로 합격시키는 등 인사비리도 저질렀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의 경우 본래 업무인 투자유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석탄공사를 비롯한 30개 기관은 지난해 봉급 인상 상한선인 2%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인건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 관계자는 "인센티브 성과급 재원 일부를 기본 인건비에서 1% 수준에서 전환해 조성하도록 하고 있어 성과급 외에 기본급도 기관 성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런 공공기관 경영실적을 매년 평가해 성과가 기준에 미흡하면 해당 기관장을 강제 해임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경영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장영철 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단년도 평가에만 의존해서 할 수는 없고 그동안에 누적된 평가 결과와 여러 가지 요인들을 고려해서 기관장 퇴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