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살 때인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결국 55만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상반기 베어마켓 랠리에서 보여줬던 상승 주도주로서의 면모는 물론 이제 하락주도주로 전락한 모습이다.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손실의 강으로 몰고 갔던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도 3만원선이 무너졌다. LG전자 (110,100원 ▲600 +0.55%) 역시 10만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지난 3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상반기 고공행진을 펼친 IT업종의 호황이 이제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IT 업종에 대한 걱정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예상치를 밑돌긴 했지만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고, 경기 불황을 역이용해 하반기 투자 확대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하락은 2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친 것과 자사주 매입에 대한 미온적 태도가 투자자의 불안감에 더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9일에도 삼성전자는 장 초반 하락세를 이어가다 후반 다시 하락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낙폭을 줄였다는 데도 의미가 있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낙폭이 작다는 것이 무엇보다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 살펴보면 IT업종의 프리미엄 감소는 아시아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IT업종의 프리미엄은 다른 아시아국가의 동종업계에 비해 더 빠르게 감소했다. 이것은 우리나라 IT업종의 주가 하락폭이 더 컸다는 것을 뜻하며 한편으로는 주가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오히려 높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IT업종의 상승 모멘텀은 크지 않지만 반대로 추가 급락의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IT업종이 하반기 회복할 것인가? 투자자는 IT업종에 투자를 해도 좋은가?
답은 ‘노(No)' 혹은 ’낫 슈어(Not sure)'다. IT업종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드라마틱한 단기 반등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업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IT업종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증시 영향력이 이전에 비해 크게 낮아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투자자들이 하반기 IT종목에 대한 투자 방향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최근 주가를 볼 때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선반영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에는 경기 불황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며 “하반기 수요둔화에 따른 추가하락 가능성은 낮지만 호흡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가 지적했다. 민 연구위원은 이어 “삼성전자 등 실적이 안정적인 종목과 또 낙폭이 컸던 종목 중에 하반기 양호한 기업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에 눈높이를 낮춰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우리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다 ‘애물단지’가 된 IT업종. 하반기 경기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보수적으로 실적전망치가 낮아진 종목은 기술적 반등의 관점에서, 실적 상향 종목은 비중을 늘리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