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 물밑 정보전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매각 본입찰이 다가오면서 금융권의 물밑 정보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권은 인수후보뿐 아니라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의 내부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산은은 반대로 금융·산업계 동향은 물론 시장에 떠도는 사소한 정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하는 은행 투자은행(IB)업무 담당자들은 산업은행 및 국민연금을 비롯해 인수후보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력중이다.


은행들은 포스코 (375,000원 ▼500 -0.13%)·GS그룹·한화·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등 후보들의 인수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정부 및 산업은행이 어떤 평가를 내렸는가를 집중적으로 파악하는 중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활동이 활발한 데, 이는 아직 제휴파트너를 확정짓지 못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국민·우리은행은 추석 전에 GS그룹, 포스코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아직도 확정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며 "인수후보들의 경쟁력에서 큰 차이가 없는 데다 산업은행의 내부평가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인수후보들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시장이 각 후보에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정보를 수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후보를 낙점하는 기준은 입찰가격이 최우선이지만 '공공성 및 시장평판' 평가항목 역시 비중이 적잖다. 후보간 격차가 없다시피한 상황에선 시장평가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산은 내부에서 결정할 수 없어서 금융·재계뿐 아니라 노조, 시민단체 등의 시각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

GS그룹이 자회사인 GS칼텍스에서 터진 정보유출 사건에 무척 곤혹스러워했던 것도 이런 사정이 배경이었다는 전언이다. 워낙 많은 정보가 오가다보니 온갖 루머가 난무하기도 한다. 예컨대 우리은행은 "포스코와 GS그룹 모두와 손을 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부랴부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핵심정보는 차단된 가운데 이야기가 오가다보니 터무니없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며 "제휴대상을 아직 정하지 못했으나 최종적으론 1곳을 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인수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투자수익률, 공공성, 시너지 등을 종합해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하고 세부방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두산그룹과 손을 잡으려 했으나 두산그룹이 밥캣의 유상증자에 따른 자금압박을 들어 대우조선해양 인수대열에서 하차하자 또다른 파트너를 물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