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초강수대책, 유통·식품업계 '진땀'

식약청이 일파만파로 커진 '멜라민 파문' 진화를 위해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식품 제조업계 뿐 아니라 유통업계가 진땀을 빼고 있다.

과자에 이어 커피크림에 멜라민이 검출, 국내에도 멜라민 공포가 현실화되자 '늑장대응' 비난을 받아온 식약청은 '멜라민 의심 가능성'이 있는 전 제품에 대해 '유통금지'라는 특단의 카드를 빼들었고 조사 대상도 중국 이외 국가에서 수입하는 유성분이 함유된 모든 제품으로 확대키로 했다.


식약청의 이 같은 초강수 대책에 식품, 유통업계는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 분주하게 대응하면서도 전 식품으로 확대되고 있는 소비자 불안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식약청 305개 유통금지식품, '철퇴'=식약청이 지난 26일 저녁 8시 멜라민 검출 의심 가능성이 있는 305개 중국산 제품 리스트를 공개,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리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일일이 리스트를 확인하며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해당 제품 철수에 구슬땀을 흘렸다.

신세계 이마트는 판매 금지된 305개 리스트 중에서 자사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10개 제품을 확인하고 전국 116개 매장 진열대에서 해당 제품을 거둬들여 각 점포 후방 창고에 보관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각각 9개 제품이 판매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건을 뺐다.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롯데슈퍼 등 대형 슈퍼마켓들도 해당 제품에 대해 판매중단 조치를 취했다.

식약청이 공개한 305개 제품은 조사가 진행중이거나 진행될 제품으로 엄밀히 말해 제품 판매가 '유보'된 상태다. 향후 조사가 완료,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판매가 재개된다. 이때문에 유통업체들도 이들 제품에 대해 반품 및 환불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멜라민 리스트, 육개장·오징어·훈제오리까지..대기업 제품도 많아=식약청이 공개한 305개 리스트는 우유, 분유, 카제인 성분이 들어간 제품으로 멜라민 검출 가능성이 있는 제품이다.

과자, 커피크림 등 유제품 관련 품목뿐만 아니라 조미오징어, 훈제오리, 짬뽕국, 해물춘권, 육개장 등 유제품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제품까지 대거 포함돼 있어 이번 멜라민 파동이 전 식품군으로 확대될 양상이다.

특히 해태제과의 '화이트엔젤 바나나 스틱', 오리온의 '카스다드', 동서식품의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피넛버터', '오레오', 농심 '양파링', 롯데제과의 '애플쨈쿠키', 한국네슬레 '킷캣', CJ제일제당 '백설 손맛깃든 육개장' 등 식품 대기업 제품도 대거 포함돼 있어 소비자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멜라민 불신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식품 업계도 해명 등 사태 수습에 사활에 걸고 있다.

이른바 '생쥐깡'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농심은 305개 제품 중에 거론된 농심의 ‘녹두국수 봄비’, ‘양파링’ 제품은 중국산 멜라민 성분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즉각 해명했다.

농심측은 "해당 농심 제품은 3월 중순 이후 수입이 중단됐고 현재는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이번 멜라민 성분 조사가 되는 중국에서 수입한 농심 제품은 현재 이미 유통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대만 피자헛에서 피자에 뿌려먹는 치즈가루에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외신 보도에 한국 피자헛은 "국내에 사용되고 있는 치즈가루는 미국에서 수입된 것과 국내에서 공급받은 것으로 멜라민 문제가 없다"며 해명에 나섰다.

미사랑 카스타드에 이어 미사랑 코코넛에도 멜라민이 검출된 해태제과는 "지난 24일 식약청 멜라민 검출 발표 이후 미사랑 카스타드, 미사랑 코코넛에 대해 유통기한을 구분하지 않고 국내 유통량 전량에 대해 즉각 리콜을 결정하고 전국의 영업망을 통해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