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환율 방어 강화하나

이 기사는 10월09일(16:2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가 강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환율 폭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외환시장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도 있다.


폭등장에 외환당국, '소극적' 개입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오른 환율은 208원. 환율 상승폭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일명 '스무딩 오퍼레이션(속도 조절)' 수준에 치중하며 폭등하는 환율을 끌어 내리려 하지 않았다. 당국의 개입 패턴에서도 당국의 소극적인 모습은 포착됐다. 개장과 함께 환율이 상승세를 탈 때 개입을 통해 심리를 안정시키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최근 장이 상당히 엷은데 장 초반 환율 상승세를 막아주지 않으면 환율이 곧바로 위로 튀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반대로 당국이 조금만 막아줘도 상승세가 제어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딜러는 "환율이 장중 폭등해 전날 대비 50원 이상 오르면 개입이 나오는 식이어서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장중 아시아 통화 절하율이 최대 1%대에 그침에 불구하고 원화는 5%에 가까운 절하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해외 투자자들도 의아해할 정도였다.

외국계 IB의 한외환 전략가는 "글로벌 '컨퍼런스 콜'을 하면 집중적으로 거래를 해야 할 통화 중 한국 원화가 가장 많이 거론되지만 원화 폭락의 결정적인 이유를 찾지 못하고 단기 투자로 국한시킨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국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에 대한 의심을 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 불안에 동참, 원화도 약세로 가고 있지만 약세 정도가 너무 심했다는 것이다.

개입 강도 높아지나

10월 금통위가 있었던 9일에도 당국의 개입 강도는 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당국의 개입 규모가 10억달러가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인식이 점차 바껴가고 있는 것에 시장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얼마전까지 '환율 상승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던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환율 급등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했다.

이 총재는 "시장이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통화정책상 '짐'이 되고 있다"고까지 이야기하며 환율 상승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전날 기획재정부 역시도 브리핑을 통해 환율 폭등 이후 급격한 되돌림을 경고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지금 환율은 오버슈팅이고 달러를 계속 쥐고 있으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당국의 두 축인 재정부와 한은이 동시에 환율 급등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자 이날 1485원까지 치솟던 환율은 1372원까지 100원 이상 폭락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개입 규모가 많지는 않았지만 외환당국이 강력한 어조로 이야기하면서 수출업체들과 투기세력들이 달러를 일부 팔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평소보다 강도가 센 개입이기는 했지만 해외 변수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당국의 구두 혹은 실개입 효과는 떨어질 것이고 이러면 외환당국도 적극적으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