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감원, 투신권 달러매수 '일일통제'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투신권의 달러 환매수를 직접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투신·자산운용사들에게 달러의 환매수 내역을 매일매일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매일 투신·자산운용사 매니저들에게 전화를 걸어 포지션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해외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투신권이 헤지 목적에서 매도해 놓은 달러를 환매수하면서 환율급등에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 대부부의 해외펀드가 순자산가치(NAV)의 80%전후로 환 헤지를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달러선물을 매도해 놓았다. 그러나 최근 주가급락으로 NAV가 하락하자, 오버헤지된 달러선물 매도분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달러선물을 사들이고 있고, 이것이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정부는 투신권 달러 환매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정부가 직접 달러를 투신권에 팔거나 일종의 시간외 거래인 개장전 '마(MAR; 익일 고시될 1차 기준환율로 매매)거래'를 통해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실제 달러 소액은 그냥 보고만 하고 시장에서 매수하되 금액이 1000만 달러 이상이면 반드시 전화로 한국은행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한 운용사 딜러는 "공문이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달러 매수 시 한국은행에 보고토록 지침을 받았다"며 "금융감독원으로부터도 매일 포지션을 묻는 전화를 받고 있으며, 실제 이 때문에 달러를 시장에서 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딜러는 "예전에 환율이 반대로 빠질 때 은행들에게 NDF역외에서 파는 것을 보고하라고 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집중적으로 통제한 적은 없었다"며 "예전 같으면 거래한 은행들이 포지션을 맞추면서 할 일을 지금은 직접 투신권이 직접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딜러도 "금융감독원에서 매일같이 전화해 달러 얼마 살 것이냐고 묻고 있다"며 "한국은행에서 지정해준 은행과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