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재야(在野)'의 여인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18대 국회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여야 의원들 저마다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부드럽지만 강한 재야 여성의원들의 '입심' 바람이 거세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변호사 출신답게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섯 석의 소수정당 초선임에도 정책위의장이라는 중진의 임무를 무난히 수행해 내고 있다는 평이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정무위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 국감에서 "이환식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처장의 감사원 감사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재신임한 근거가 무엇이냐"고 김세원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에게 물었다.

김 이사장은 이 의원의 송곳 질문에 "감사원 감사 결과 (이 사무처장이) 면직 사유에 해당하면 면직하겠다"는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의원은 감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선 "세계적 시류에 걸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역시 '초선답지 않은' 초선이다. '완벽주의자'라는 별명답게 당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감까지 매끄럽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박 의원은 지난 6일 통일부 국감에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에게 "영혼을 판 것 아니냐"며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7일 국감에서는 "야스쿠니는 국립현충원과 같다”는 외교통상부 직원의 발언에 "매국노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직 이슈메이커의 반열에 오르진 못했지만 자신의 출신을 십분 활용해 눈길을 끄는 의원도 있다. 연예인이면서 김좌진 장군의 손녀로 더 유명한 김을동 친박연대 의원이다.

문화체육관광 방송통신위원회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좋은 무대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방송문화진흥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배우들 출연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해부했다.

그는 "한 드라마 단역배우의 경우 출연료가 1회 평균 6457원으로 155회분에 나왔어도 100만원을 받는 게 고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