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바닥 탈출?..'장난 아닌데'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을 앞두고 뉴욕증시의 역사적인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S&P500 지수와 다우지수는 4거래일 상승률로는 1933년 대공황 위기가 종료되던 시점 이후 최대폭 상승하며 뉴욕 증시의 추세 반전이 시작됐다는 강력한 신호를 내비치고 있다. 마켓워치는 4연속 상승이 '장난 아닌데(no turkey)'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 4거래일 상승, 대공황 회복기 이후 최대

이날 S&P500지수는 3.5% 급등한 887.6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지난 20일 이후 4거래일간 무려 18% 급등하며 4거래일 상승률로 1933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다우지수 역시 같은 기간 동안 15.6% 상승했다. 다우지수의 4거래일 상승폭은 사상 최대를 경신했고, 4거래일 상승률 역시 1932년 8월 이후 최대였다.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는 씨티그룹은 정부 지원책 영향으로 이날 16% 반등하며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구제안이 곧 나올 것이란 기대감으로 35% 상승했다.


특히 이 같은 증시 급반등은 내구재주문 악화, 소비지출 지표 악화 등 좋지 않은 경제 지표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미 투자자들은 경기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최근 부진했던 시황이 좋지 않은 경제상황을 이미 반영, 할인한 것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유동성 뒷받침이 증시 급등 원동력

이와 함께 증시가 반등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시중의 막대한 유동성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시중 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 이외에 전날 80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키로 하는 등 사상 유례없는 수량적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연준은 전날 중소기업과 소비자 대출 진작을 위해 2000억달러를 투입하는 한편 주택 대출 시장 회복을 위해 정부 보증 모기지 업체로부터 모기지 증권 매입하는데 6000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이는 시중에 풍부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 장·단기 금리를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미국의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사상 처음으로 3%를 하회했다.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

◇ 전문가 "바닥 탈출 신호" 한목소리

켄트 엔젤케 캐피톨시큐리티즈매니지먼트 이사는 "아직까지 경제 지표가 바닥을 기는 등 최악의 상황이지만 대공황과 같은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FRB가 8000억달러를 투입키로 하는 등 정부의 막대한 레버리징이 민간이 디레버리징을 메우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켄 타워 퀀티터티브애널리시스서비스 시장투자전략가는 "아직까지 좋은 소식들이 많이 보이지 않음에도 시장이 상승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이는 시장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인식도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도 오바마는 폴 볼커 전 FRB 의장을 백악관 경제자문역 책임자로 선발한다고 밝혀, 시장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타워는 "오바마가 선정한 경제팀의 인력 구성이 매우 잘 돼있어 시장의 신뢰를 돌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부크바 밀러타박 시장 투자전략가는 "지난 4일간의 반등은 증시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시장이 부정적인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멈춘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매수 신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