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반등.."올해는 기대해 볼까"

공급과잉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반도체, LCD 관련 산업에 오랜만에 햇볕이 들고 있다. D램과 LCD 가격 모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 하이닉스반도체, LG디스플레이 등 관련주들이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반도체는 2일 지난주 말 종가에 비해 80원(0.89%) 내린 8900원을 기록했다. 장 막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장중 9450원까지 상승하는 등 1만원대 회복도 기대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 특히 올 들어 이날까지의 주가 상승률은 32.8%에 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는 500원(1.87%) 상승한 2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15일 이후 3개월 반 만에 최고치다. 장중 기준으로는 2만8000원대에 올라서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상승률도 올 들어 30%를 기록 중이다.

두 기업의 주가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반도체와 LCD 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12월부터 급등세를 타고 있다. D램 가격은 아직 반등하지 않았지만 하락세는 멈춘 상태다. 특히 독일의 키몬다의 파산 소식으로 D램 현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이달에는 고정거래가격의 반등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만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제품인 1기가비트 DDR2 가격은 이날 26% 급등했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에도 반도체 가격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3월까지 월별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가 급감 추세가 이어지고 PC 판매량 하락률이 1월 -0.8%로 전월대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실질적인 요인과 함께 키몬다 파산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2월 반도체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LCD 가격의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19인치 모니터용 패널 가격이 지난해 12월 56달러로 바닥을 찍었고 지난달부터 상승세에 진입, 연말에는 78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2인치 모니터용 패널과 14.1인치 및 15.4인치 노트북용 패널은 다음 달부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32인치 고화질(HD)급 TV용 패널은 4월까지 170달러에 머물다 5월부터 가격이 상승해 9월에는 180달러를, 11월은 190달러 선을 각각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또 대만의 대표적인 LCD 기업들의 실적과 시장점유율이 추락하고 있고 소니와 샤프의 LCD 합작사 설립이 연기되는 등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LG디스플레이에겐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 산업을 긴장케 했던 소니와 샤니는 올해 가동 목표로 건립 중이던 합작 공장을 1년 정도 연기키로 했다.

강윤흠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LCD 수급이 보수적인 수요 가정 하에서도 신규 라인 공급 둔화와 옛 라인 가동률 저하 등의 이유로 균형에 이를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주가 상승은 단기적인 수요 호조 외에도 하반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