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옵션만기 주의보

코스피지수가 7거래일만에 하락했다. 필요했기에 기다렸던 조정이라는 점에서 하락이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 경기회복 및 기업 실적개선 기대감을 미리 반영하며 급상승했던 주가는 실적시즌 진입을 앞두고 있어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실적시즌 내내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적시즌 이후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다.

뉴욕증시는 사흘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반등 폭은 제한적이었다. 실적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함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우지수는 0.61%, S&P500 지수는 1.18%, 나스닥지수는 1.86% 올랐다. 유럽도 영국을 제외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오늘(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옵션 만기일이다. 금통위에서는 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경기 바닥 신호들이 잇따르면서 이제 금리인하 기조는 끝났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미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옵션 만기다. 이번 옵션 만기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들이 주를 이룬다. 매수차익잔고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누적됐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프로그램을 통한 주식 매수가 유입되기 보다는 지금까지 유입된 프로그램 차익매수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매수차익잔고는 8조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 3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 이후 유입된 프로그램 차익매수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매도차익 잔고, 인덱스 펀드의 선물 매수 포지션 등을 감안할 때 약 1조5000억원 안팎이 매물 출회될 수 있는 최대 수준으로 보여진다.


부국증권은 "이번 만기일은 의외로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최근 지속된 주가상승으로 컨버젼이 대규모로 설정돼 만기청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컨버젼이란 옵션이 선물보다 고평가된 경우 선물을 매도하고 주식을 매수하는 매수차익거래 대신 합성선물매도(콜옵션 매도+풋옵션 매수)와 주식매수를 통해 차익거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만기일에 반대로 합성선물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주식을 팔기 때문에 증시에 매물 부담을 주게 된다.

다만 3월 만기 이후 최근까지 컨버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환경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컨버젼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대우증권은 "3월 만기 이후 선물-합성선물간 스프레드는 대체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 컨버젼 보다는 리버셜 거래가 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됐다"며 "3월 중순 경에 컨버젼 거래로 의심되는 투신권의 합성선물 매도가 관찰되었지만 이후 선물과 합성선물 간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처음부터 그리 많지 않았던 물량 중에서도 상당 부분이 다시 청산을 택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또 컨버젼 요인으로 인해 차익 물량이 청산된다고 하더라도 그날 프로그램이 반드시 매도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비차익거래를 통한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가 많거나 베이시스가 높게 형성된다면 프로그램은 전체적으로 순매수로 집계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프로그램이 매수 보다는 매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다 외국인이 전일 대규모 선물 매도에 나서면서 베이시스가 악화됐다는 점 등은 여전히 주의해야 할 대목이기 때문이다.

신영증권도 "지수가 이미 크게 반등한 이후이고 실적 시즌이 시작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확실성은 만기일 급증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신규 매수하려는 심리를 제한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이번 만기는 매수차익의 추가적인 유입 여럭이 많지 않다는 심리적인 측면과 옵션만기라는 청산 기회가 맞물려 있어 잠재적인 수급 부담까지 높은 만기라는 점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