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나선 기관, 힘 못쓰는 코스닥

기관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닥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덩달아 코스닥지수도 연일 게걸음이다.

국내 증시가 뚜렷한 상승 모멘텀없이 조정을 보이는 상황에서 기관이 '차익실현' 위해 주가가 많이 오른 개별주들을 집중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9일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57포인트(0.49%) 오른 531.68로 출발했다. 그러나 기관 매물이 쏟아지면서 곧바로 하락반전해 오전 10시14분 현재 526.11을 기록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 개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이다. 개인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204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달 들어 7거래일 연속 '사자'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도 35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반대로 기관은 이달 들어 지난 1일을 제외하곤 6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189억원의 순매도를 포함해 같은 기간 2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오경택 동양종합금융증권 스몰캡팁장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관이 주가가 많이 오른 개별주들을 처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관은 최근 풍력 기자재업체나 IT부품주 등 코스닥 우량주와 함께 새내기 공모주 등을 많이 팔아 차익을 남겼다.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엔 태웅 (15,190원 ▲40 +0.26%) 차바이오앤 (17,550원 ▲160 +0.92%) 한국정밀기계 (2,595원 ▲35 +1.37%) 조이맥스 (10,260원 ▼40 -0.39%) 서울반도체 (8,490원 ▲10 +0.12%) 소디프신소재 (402,900원 ▼10,100 -2.45%) 디지텍시스템 (31원 ▼38 -55.1%) 현진소재 (7원 ▼7 -50.00%) 우림기계 (5,640원 ▲160 +2.92%) 키움증권 (132,000원 ▲400 +0.30%) 등이 올랐다.

개인은 기관이 팔아치운 주식을 되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들어 개인은 조이맥스, 차바이오앤, 태웅, 서울반도체, 한국정밀기계, 소디프신소재, 현진소재, 디지텍시스템, CJ오쇼핑, 하나투어 (47,750원 ▼900 -1.85%) 등을 가장 많이 샀다. 기관 순매도 종목과 정확히 겹친다.

한 증권사 스몰탭 담당 애널리스트는 "한 발 빠른 기관이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차익실현 전략을 택하는 것과 달리 개인은 뒤늦게 상승 종목에 몸을 싣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4대강 살리기 관련 테마주들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22조2000억원 규모의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동신건설 (21,200원 ▲350 +1.68%) 삼목정공 (22,800원 ▲200 +0.88%)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 신천개발 (714원 ▲64 +9.8%) 특수건설 (5,990원 ▲20 +0.34%) 이화공영 (2,680원 ▲35 +1.32%) 울트라건설 (90원 ▼74 -45.1%) 홈센타 (1,023원 ▲2 +0.20%) 한국선재 (2,930원 ▲30 +1.03%) 등이 10% 이상 급등하고 있다.

또 한국형 하이브리드 자전거 핵심 부품 개발을 거의 완료했다는 소식에 에스피지 (23,500원 ▲150 +0.64%)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삼천리자전거 (4,125원 ▼10 -0.24%) 참좋은레져 (4,990원 0.00%) 에이모션 (1,323원 ▼10 -0.75%) 등 관련주들도 덩달아 오랜만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오르는 종목은 상한가 7개 등 373개, 하한가 6개 등 540개 종목은 내리고 있다. 보합은 95개 종목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