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 이렇다면 환매해라

-단기급등 부담, 당장 자금 필요하면 분할 환매
-2010년까지 투자 여력된다면 여전히 '매력적'
-신규 적립 가입자라면 '지금 당장'


중국펀드는 국내 투자자에게 해외펀드 수익률의 척도다. 펀드 투자 좀 한다는 사람이라면 하나씩은 가입한 '인기 펀드'인 까닭에 국내 해외펀드 설정액의 35%가 중국펀드다. 여기에 브릭스와 친디아 등 관련 펀드에 중국 편입 비중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해외펀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5%까지 올라간다.


최근 증시 상승으로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중국펀드도 환매 바람을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 14일까지 119개 중국펀드에선 모두 477억원이 빠져나갔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 1[주식]'이 307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이탈했고, 'PCA차이나드래곤A쉐어증권투자신탁A- 1[주식]Class A'(228억원), '삼성CHINA2.0본토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f)'(132억원) 등 본토 펀드도 자금 유출이 잇따랐다.

연초 이후 강세를 보였던 중국펀드에서도 환매가 이어지는 것은 중국펀드도 점차 원금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펀드는 올들어 43.73% 오르면서 1년 평균 손실폭이 3.62%로 좁혀졌다.


펀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자금 유출 규모가 큰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 1[주식]'의 1년 수익률은 1.79%로 '플러스'로 돌아섰고, 'PCA차이나드래곤A쉐어증권투자신탁A- 1[주식]Class A'는 40.47%에 이른다. 중국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도 1년 수익률이 2.48%로 개선됐다.

게다가 중국 본토증시가 조정을 보이면서 중국펀드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와 투자 유지 사이에서 고민을 키우고 있다.

중국증시는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과 모멘텀 약화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이머징마켓 중 최고의 매력을 뽐낸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홍콩H증시와 상하이A증시의 1개월 대비 기업 이익 전망 상승률은 각각 3.53%, 4.03%로 한국(6.85%)과 일본(7.44%)에 이어 높았다.

주가 안정성도 이머징 국가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중국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스프레드 부도률은 한국, 러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국가보다 크게 낮아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상하이A증시는 올들어 10일 중 6일 동안 상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연초 13.2배였던 주가이익배율(PER)은 21.1배까지 올라 러시아(3.9배→6.7배)와 함께 밸류에이션이 단기간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또 통화량이 증가하고 소매판매가 회복되지만 그 속도가 둔화돼 단기 모멘텀도 떨어진다. 지난 2008년 10월 이후 9개월만에 재개된 기업공개(IPO)도 수급에 부담 요인이다.

김혜준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증시가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모멘텀 약화에 놓인 만큼 연내 현금화가 필요한 경우 분할환매를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이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금, 단기 채권에 투자해 유동성을 관리하라고 덧붙였다.

2010년까지 투자할 여력이 된다면 중국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 다만 단기 급등 부담과 환차익 가능성이 준 A주 펀드보다는 글로벌 경기 회복 영향이 큰 H주 펀드 또는 MSCI 중국 펀드(H주+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 설립돼 홍콩 상장된 레드칩)가 보다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이라도 중국펀드에 투자하고 싶은 신규 투자자라면 적립식의 경우 최대한 빨리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경우 단기 조정은 평균 매입단가를 낮춰 주가 반등시 오히려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거치식 투자자라면 한 번에 매수하는 것보다는 2~3번에 나눠 2~3개월 내 분할 매수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