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DTI 영구화? "이번 분양 꼭 받아야지"

↑ 수원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 ⓒ현대산업개발

"은행에 문의해보니 총부채상환비율(DTI)가 적용되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1억원이나 줄더라고요. 새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은 물론, 무이자 융자도 된다고 해서 청약했죠."

내집마련을 꿈꾸는 개인사업자 박세현 씨(39,가명)는 저렴하게 나온 아파트를 구하던 중 신규분양으로 눈을 돌렸다. 수도권 DTI 규제가 영구화되면 앞으로 집을 살 때 대출금이 줄어 자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일 청약접수를 시작한 수원아이파크시티 84㎡(이하 전용면적)에 청약할 경우 분양가 4억원의 60%인 2억40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인근 수원 권선동 SK뷰2단지 중충 85㎡를 매입하려면 현 시세(3억8000만원)를 감안할 때 대출 가능금액은 2억원 선으로 줄어든다.

권선동 동서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이 지역 중소형 아파트 매입시 2억5000만원까지 무난히 대출됐지만 DTI가 적용되면서 대출금이 줄었다"며 "특히 소득증빙이 안되는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은행의 요구조건에 따라 대출이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만 적용되던 DTI 규제가 서울 전역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확대되면서 기존 아파트 매매 수요자들까지 신규단지 청약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현재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은 은행권 아파트 담보대출시 DTI 50%, 인천·경기는 60%가 각각 새롭게 적용된다. 그만큼 집단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신규분양단지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청약경쟁률로 나타났다. 지난 9일 1순위 접수를 받은 현대산업개발의 '수원아이파크시티'는 1·3블록 1309가구 모집에 3462명이 몰려 평균 2.6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블록 123㎡ A타입을 제외하고 모든 주택형(84~134㎡)이 마감됐다.

같은 날 접수를 시작한 현대건설의 '온수 힐스테이트'도 대형인 162㎡A·B 타입 16가구만 남기고 마감되는 등 청약호조를 보였다. 169가구 모집에 1115명이 청약, 평균 경쟁률은 6.6대 1을 기록했다. 59㎡A타입은 44가구 모집에 492명이 몰려 9.2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수원아이파크 분양대행을 맡은 더감의 김지현 상무는 "최근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데다 DTI 융자금액이 줄어 대체지로 가격이 적당한 수도권 신규분양을 찾는 수요가 많다"며 "수원 거주자와 수도권 청약자 비율이 각각 절반일 정도로 자금부담이 적다는 장점 때문에 외부에서도 많이 청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