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돈' CMA가 삼킨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갈 곳 잃은 자금을 흡수하면서 사상 첫 1000만 계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체 CMA(18일 기준)는 977만9945계좌로 올 들어 182만5423계좌(22.9%) 증가했다.


CMA는 이달 하루 평균 6271계좌씩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35일 뒤인 내년 1월8일이면 1000만계좌를 넘게 되는 셈이다. 증권사들이 분기 결산을 앞두고 실적 확대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면 시간은 더 단축될 수 있다.

전체 CMA 잔액은 38조5251억원으로 연초 이후 27조8100억원(25.4%) 증가했다.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주요 증권사별 CMA 실적(13일 기준 추정치)을 살펴보면 동양종금증권은 CMA 335만6142개와 잔액 9조8214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동양종금증권 CMA는 올 들어 계좌와 잔액이 각각 52만8825개(18.7%), 2조1871억원(28.7%)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CMA는 108만4622계좌와 잔액 3조463억원을 기록해 연초 이후 10만3064계좌(10.5%), 6774억원(28.6%) 늘었다.

삼성증권은 CMA 79만8000개로 올 들어서만 26만6491개(50.1%) 급증해 계좌 증가율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잔액은 2697억원(7.2%) 늘어난 4조416억원이었다.

대우증권의 CMA 잔액은 2조7058억원으로 연초 이후 6306억원(30.4%) 증가했다. 현대증권은 2조8577억원으로 같은 기간 5993억원(26.5%) 늘었다.

한국증권(68만2492계좌, 3조9102억원) CMA는 올 들어 23.5%, 18.4% 늘었고 우리투자증권(57만6287계좌, 3조3387억원)도 같은 기간 각각 39.2%, 24.8%씩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지난 7월과 8월 소액지급결제 업무를 실시하면서 계좌이체 등 CMA의 거래 편의성을 높였고, 이에 발맞춰 CMA 신용카드 등 신상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자금 유치에 나선 결과다.

또 증권사들은 확정수익을 주는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금리를 은행의 특판 예금처럼 특정기준을 충족하면 일반보다 2배 이상 높은 연 4%이상을 지급하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중 부동자금을 꾸준히 흡수하고 있다.

한 증권사 CMA담당 임원은 "주식연계 계좌 성격이 있는 CMA 잔액은 주식시장 조정과 은행의 정기예금금리 상승으로 이전보다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증권사들이 고금리를 주는 CMA를 내놓고 캠페인을 확대하면서 계좌는 순증가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