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최장·최대·최다 파업 '불명예 3관왕'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기아자동차 (98,000원 ▼700 -0.71%) 노조가 최장·최대·최다 파업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파업 손실만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15일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끝내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수준의 대우를 요구하는 노조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전 공장에서 주야 각 4시간 ~ 6시간씩 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18일부터 20일까지는 주야 각 4시간씩, 21일과 22일은 수위를 더 높여 주야간 각각 6시간씩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기아차 노조는 이미 지난해 11차례 파업을 벌였으며 이에 따른 생산차질만 4만8000대(약 8600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올 들어 진행된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과 이미지 실추 등을 감안하면 손실 규모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1조원의 파업손실은 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정부의 노후차 지원혜택에 힘입어 거둔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이 파업으로 인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로 기아차 노조의 파업은 20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국내 최장기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조원 이상의 손실은 지금까지 파업손실 규모 중 가장 큰 규모"라며 "올해 첫 파업 사업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보유하게 돼 씁쓸하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사측은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동일한 수준의 보상은 불가능이란 입장이다.

또 다른 기아차 관계자는 "사측은 지난해 마지막 교섭에서 '300%+460만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제시했다"며 "이는 인당 1125만원(평균 근속연차 15년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인 246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노조는 교섭 결렬의 책임이 사측에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300%+50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고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전을 위해 신호봉표 적용을 요구했다”며 “신호봉표를 받아들일 것처럼 협상에 응하다 막판에 입장을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이번 주에도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22일부터 파업 수위를 더 높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