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인가?" 천안함 생존자 '환자복' 회견 빈축

7일 오전 11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생존자들이 환자복을 입고 나와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천안함에서 살아남은 58명중 57명이 참여했다. 최원일 함장만 국방색 군복을 착용했을뿐 모두 푸른색 줄무늬가 든 이 병원 환자복들을 입고 열을 맞춰 앉았다.


이같은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군인은 군복을 입어야지, 마치 죄수복을 입은 것 같다"며 "마치 죄인이나 포로가 된 패잔병을 연상시킨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 중 일부는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고, 목에 보호대나 깁스를 한 상태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기전 흰가운을 입은 윤한두 국군수도병원장이 "정신적 상처에 치료가 필요하다"는 요지로 말하는 동안, 이들의 어두운 표정을 일일이 카메라로 잡아 보이는 것도 불편함을 야기했다.

"일부 환자는 불안과 불면증, 죄책감, 악몽, 기억 문제 등 심리적인 압박감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흐르는 동안 초췌한 얼굴의 최 함장과 고개를 푹 숙인 일부 장병들이 클로즈업되기도 했다. 증언을 하는 도중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최 함장도 손으로 눈가를 훔치는 모습이 비춰졌다.


TV중계를 지켜보던 김모씨(37)는 "생존자들 살아돌아온 순간이 고통이 아니라 저렇게 앉아서 기자회견하는 저 순간이 고통으로 남을 것 같다"며 우려했다.

국토방위수호자인 이들의 나약한 모습을 비춘 것이 오히려 불안감만 증폭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가라앉고 억압돼 보이는 분위기에서 과연 '진실'을 말할 수 있을 것인지, 사실을 말해도 '사실'로 받아들여지겠냐고 꼬집는 이도 있었다.

각종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들은 "생존자들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게 만들어서 제대로된 질문을 못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연출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몇몇은 "살아남은 것이 죄는 아니지만 비겁하게 눈물을 짜면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은 대한민국 군인의 명예를 찬바닷물에 처박아넣은 꼴"이라고 과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