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노익장! 15년 넘은 1세대 21만대 운행

50만대 이상 판매됐던 국내 베스트셀링카들이 15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하다. 현대차의 최고 베스트셀링카인 쏘나타 1,2세대의 경우 21만대가 아직도 운행중이다. '국산차는 내구성이 약하다'는 편견을 버릴 때도 됐다는 지적이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행 중인 1748만3000대의 차량 가운데 15년이 넘은 차량이 156만6360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자가용의 경우 1년에 2만㎞ 정도를 운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차량의 주행거리는 30만㎞를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차 중에는 현대·기아차 (90,300원 ▼2,200 -2.38%)가 압도적으로 많다. 많이 팔리기도 했지만 그만큼 품질도 뛰어나다는 방증인 셈이다.

영예의 1위는 중형차의 지존 '쏘나타'다. 무려 21만2000여대의 쏘나타 1,2세대가 아직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다. 쏘나타 2.0 모델이 11만4216대, 1.8모델도 9만8496대가 운행 중이다. 1세대 쏘나타는 1988년부터 1993년까지 생산돼 총 45만대가 판매됐다. 96년 단종된 쏘나타II는 48만대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의 수명은 운전습관이나 부품을 얼마나 제 때 교체해 주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과거에 비해 국산자동차의 내구성이 크게 개선됐음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택시 등 영업용의 경우 30만㎞ 이상을 주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가용의 경우 20만㎞ 이상은 쉽지 않다.


아반떼도 명품 자격을 갖췄다. 15년 이상된 약 9만대의 구형 아반떼가 여전히 애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반떼는 95년부터 2000년까지 60만대가 판매됐다.

의외의 차들도 있다. 90년에 출시돼 소형차 붐을 일으켰던 엘란트라의 경우 8만2000여대가 여전히 운행되고 있다. 엘란트라는 95년 단종될 때까지 58만대가 판매됐다.

기아차도 뒤지지 않는다. 출시된 지 15년이 지난 세피아와 프라이드도 각각 6만9000여대와 5만대 가까이 엔진을 돌리고 있다. 92년 첫 선을 보인 세피아는 97년 단종 때까지 47만대가, 후속작인 세피아II는 5만6000대가 판매됐다.

GM대우로 문패가 바뀌긴 했지만 대우자동차의 명맥도 유지되고 있다. 당시에는 보기 힘들었던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인기를 끌었던 프린스. 15살을 넘긴 프린스는 2만6587대가 운행되고 있다. 국민차로 명성을 날렸던 티코 역시 1만6554대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당시에는 보기 힘들었던 전자속도계를 채택해 유명세를 떨쳤던 르망도 2만2736대가 도로를 활보하고 있다. 르망은 86년 출시돼 94년 단종될 때까지 국내 소형차 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

명품은 승용차만 있는 건 아니다. 현대차의 1톤 포터와 기아차의 봉고(트럭)도 여전히 제 몫을 다하고 있다. 15년 이상된 포터와 봉고는 각각 9만8518대와 8만4045대가 아직 살아 숨쉬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운데는 쌍용차의 무쏘가 압도적이다. 15년 이상된 무쏘도 2만7215대가 아직 건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