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거짓말해…성희롱 발언 직접 들었다"

한나라당 강용석(41·서울 마포을) 의원이 20일 본지가 보도한 자신의 성희롱·성차별적 발언을 전면 부인한 것과 관련, 지난 16일 문제의 식사 자리에 있었던 대학생 A씨는 “강 의원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20일 밝혔다. A씨는 “중앙일보가 보도한 발언을 강 의원이 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A씨는 강 의원의 성차별적 발언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문제 발언을 하는 시점에 강 의원의 주변에는 지난해 강 의원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한 여대생 B양이 있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를 방문한 여대생이 중앙일보에서 보도한 학생인데, 제가 직접 통화해서 ‘중앙일보에서 언급한 발언을 들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본지 보도가 나간 이날 B양은 전화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B양은 주변 지인에게 “강 의원에게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며 곤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학생은 “당시 저녁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끼리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책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성희롱 발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강 의원을 제명조치했다. 중앙일보 김형수 기자

지난 16일 강 의원 주변에 앉아 있다가 자리를 옮긴 여대생 C양은 “‘못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는 발언에 불쾌감을 느꼈다. ‘아나운서 발언’ 등은 자리를 이동한 뒤에 나온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또 다른 대학생은 “강 의원이 한나라당 여성 의원을 언급하며, ‘얼굴은 예쁜데 키가 작아서 안 된다’는 발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날 “기사 내용과 같은 성적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허위·왜곡 보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정치생명을 걸고 정정보도 청구와 함께 해당 기자 등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토론 참가자들의 외모를 언급한 것과 관련, “외모 부분은 분위기가 썰렁하니까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했다”며 “하지만 기사 내용과 같은 얘기는 안 했다”고 주장했다. 아나운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그 학생이 방송쪽 일을 하고 싶은데 기자와 아나운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해서 기자가 더 낫다고 했다”며 “고민하고 있는 학생에게 둘 다 좋다고 할 수 없으니까 기자가 낫다고 한 거지 어느 직업이 더 낫다고 얘기한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글=허진·심서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