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순 신한은행장 작년 연봉+활동비, 21억원

지난해 신한금융 '3인방'의 연봉과 활동비가 45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쟁사의 최고 3배를 넘는 수준이다.

6일 머니투데이방송(MTN)이 입수한 국내 주요 은행장과 금융지주회사 회장 연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받은 연봉(기본급과 성과급, 업무추진비 포함)은 44억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다른 금융회사들이 연봉을 크게 낮춘 반면 신한은 최고 경영진의 연봉을 거의 줄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 2의 공적자금이 조성될 때조차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회장+행장' 연봉, 경쟁사 2~3배=지난해 라 회장과 신 사장에게 지급된 돈은 각각 14억200만 원과 9억8200만 원. 여기에 이 행장이 받은 20억9900만원(은행장 연봉엔 장기성과급 포함)을 합치면 이른바 '빅3'의 연봉은 45억원에 육박한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 연봉을 합친 금액은 35억100만원으로 경쟁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15억3800만원을 받은 하나금융의 2배, 우리금융(9억6400만 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지난해 이 행장이 지난해 업무추진비로 쓴 돈만 6억8100만 원에 이른다. 이종휘 우리은행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업무추진비를 포함해 연봉을 각각 4억7300만원, 4억9600만원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다른 은행장의 연봉보다 많은 돈을 활동비 명목으로 쓴 셈이다.

여기에 2005년부터 매년 성과급 형식으로 받아 온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6일 종가 기준) 신한 경영진 3명이 얻는 실제 차익은 약 59억원에 달한다.

◇금융위기에도 경영진 '돈 잔치' 비난=신한과 경쟁사간 경영진 연봉 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커졌다. 다른 은행들이 최고 경영자(CEO) 연봉을 삭감한 반면 신한은 거의 줄이지 않은 것.

실제로 KB국민은행은 당시 강정원 전 행장의 연봉을 2007년 22억6500만 원에서 지난해 8억2100만 원으로 63% 삭감했다. 하나은행장과 우리은행장 연봉도 2007년 각각 11억1000만 원과 8억8700만원에서 지난해 4억원 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은행 경영진이 실적에 따라 보상을 받는 것은 정당하지만 실적을 평가하고 성과와 보수를 결정하는 기준과 절차가 불투명해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무엇보다 자금관리가 투명해야 할 금융권이 '검은 돈'을 조성하기 쉬운 구조란 얘기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금융 CEO들에게 지급하는 각각의 장단기 성과급이 어떤 기준을 통해서 평가되고 이를 투명하게 공시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프라이버시 보호를 내세우며 은행 주주들에게조차 이를 알리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