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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첫 男공무원 남성연씨 "셋째 낳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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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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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첫 男공무원 남성연씨 "셋째 낳고 싶어"
"셋째 아이도 가져볼까 생각 중이에요."

여성가족부 경력단절여성지원과에 근무하는 남성연(32) 사무관이 유연근무를 한 지 두 달 만에 갖게 된 생각이다.

올해 8월9일 유연근무제를 신청한 남 사무관은 여성가족부에서 유연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4명의 공무원 가운데 유일한 남성이다.

5년 전 결혼한 남 사무관은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와 맞벌이를 하며 네 살, 생후 2개월된 두 딸을 키우는 자상하고 평범한 아빠다.

남씨는 매일 오전 9시에 첫째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난 뒤 10시까지 여유있게 직장으로 출근한다. 하루 6시간(오전 10시~오후5시), 주 30시간의 근무체제를 지키는 시간제근무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 사무관은 지난 29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연근무를 사용한 지 두 달 밖에 안됐는데 아내도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딸 아이와 같이 놀아줄 시간이 많아져 좋아한다"면서 "얼마 전에는 아내가 내가 유연근무를 계속 한다면 셋째 아이를 가져보고 싶다고 말해 유연근무제가 저출산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남 사무관과의 일문일답.

-유연근무를 신청하게 된 계기는?

"정부에서 올해 3월부터 공무원 유연근무 신청을 받기 시작한 후 계속 고민을 하다가 7월에 유연근무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8월에 신청을 하게 됐다. 야근이나 주말근무가 많아 거의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없었다. 아내가 불만이 많았고 첫째아이 낳고는 아이가 깨어있을 때 본적이 별로 없었다. 아이가 자고 있는 아침 일찍 출근을 하거나 퇴근을 늦게 해서 아이가 나를 낯설어했다. 밤에 자다가 눈이 마주치면 몸을 반대로 돌려버리거나 엄마한테만 붙어있고 나를 멀리하는 느낌이었다. 또 잦은 야근으로 체중이 불고 건강도 악화돼 병원을 다니면서 유연근무를 결심하게 됐다. 유연근무 이전에는 보통 오전 8시에 출근해서 밤 10~11시까지 일했다."

-유연근무를 하면 임금이 삭감되는데 망설임은 없었나?

"통상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6시간으로 25% 줄면 급여도 25% 삭감된다. 보통 남성들이 급여와 경력산정 부분에서 유연근무를 망설인다. 단축근무를 해도 1년 동안은 경력을 전일근무로 인정해줘 문제가 안됐지만 급여가 조금 삭감되서 고민은 했었다."

-유연근무 후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예전에는 이틀에 하루 꼴로 야근을 해 건강이 많이 나빠졌는데 최근에는 살도 빠지고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과거에는 첫째 아이가 '아빠는 거실에 나가서 자라'며 밀어냈는데 요즘에는 아내와 나 사이에서 자기도 하고 출근할 때도 '아빠 꼭 일찍 데리러 오라'고 조르기도 한다. 아내, 자녀와 함께 지낼 수 있다는게 유연근무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 행복이다."

-만족도는?

"월급이 줄긴 했지만 아내가 매우 만족스러워 한다. 공무원은 정시간에 퇴근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나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아내가 첫째아이를 혼자 키웠을 때 많이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두 아이를 같이 키우니까 좋아한다. 8월에 둘째를 출산한 아내가 출산휴가 중인데 첫째 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오전에 출근할 때는 내가 데려다주고 퇴근할 때는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온다."

-남성으로서 유연근무를 신청할 때 직장에서 눈치가 보이지 않았나?

"여성가족부에서는 다행히 육아부담을 남녀가 같이 해야 한다고 인식을 하고 있어 유연근무를 권장하는 편이다. 눈치를 주는 분들은 없었고 오히려 과장님이나 국장님께서 잘 생각했다며 격려해주셨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 오래된 공무원 조직은 관료적인 분위기라 직장 내 눈치 때문에 유연근무를 신청하기가 어렵다. 나도 만약에 일반 회사에 다녔으면 유연근무나 출산휴가를 신청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처음에는 나와 여성공무원 1명이 유연근무제를 신청했는데 지금은 4명까지 늘어났고 대부분 만족해하고 있다. 현재 육아휴직을 했다가 복귀하면서 유연근무를 하는 분들도 많고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많다. 조만간 유연근무를 사용하는 남성·여성 공무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무분담은 어떻게 하고있나?

"부서 직원이 모두 9명인데 업무를 분담해서 한다.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다른 직원이 도와주기도 하고 업무분담을 할 때도 근로시간만큼 감안을 해서 업무분담을 새롭게 하거나 출장이나 급한일이 있으면 불만없이 도와준다. 많은 남성공무원들이 유연근무를 하고 싶어하지만 맞벌이부부일 경우는 괜찮은데 혼자 버는 분들은 경제적인 부담때문에 유연근무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 나이가 많은 직원들의 경우 자녀가 다 컸기 때문에 유연근무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업무의 효율성은 떨어지지 않는지.

"처음에는 힘들었다. 그전에는 여유있게 차도 한잔하고 야근을 하면서 밀린업무를 처리했는데 정해진 시간 안에서 업무를 끝내야 되서 불편했다. 부득이하게 늦게까지 있어야 하거나 업무가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일을 해야되서 오히려 집중도는 올라간다. 저녁에 어린이집으로 아이를 데리러 가려면 그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업무를 빨리 끝낸다."

-애로사항은 없나?

"경력산정 부분이다. 지금은 유연근무 사용 1년까지는 시간을 단축하더라도 경력을 전일 근무한 것으로 인정해준다. 그러나 1년 후부터는 절반만 근무할 경우 전일 근무한 것으로 쳐주지 않아 1년 경력을 쌓으려면 2년을 근무해야 한다. 이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간기업은 승진에도 제한이 따른다. 여성이나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고 복귀했을 때 업무능력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육아휴직을 사용했기 때문에 '당연히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는 직장 내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관장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위에서부터 바뀌지 않으면 제도의 활용이 개선은 힘들다."

-유연근무제가 심각한 저출산해소에 해법이 된다고 생각하나?

"실제로 해보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내가 둘째를 낳고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내가 시간제 공무원을 하면서부터 셋째 자녀를 낳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아내가 '셋째를 낳으려면 빨리 낳자'고 말해 실제로 유연근무를 하면서 저출산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유연근무를 하면 육아부담, 가정일분담 등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사회에서는 남자들도 육아부담을 해야된다고 요구하는데 육아부담을 안하는게 아니라 여건이 안되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아이가 아파 병원에 데려가야 된다고 똑같이 회사에 얘기를 하면 여성은 이해해주지만 남성이 같은 얘기를 하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도 마찬가지이다. 또 집안일도 분담이 되서 아내가 다른일을 하고 있을 때 첫째 아이와 놀아주거나 설거지는 내가 거의 다하고 있다."

-유연근무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우선 1년까지인 내년 8월8일까지는 계속 하고 기회가 되면 좀 더 연장할 생각이다. 기간은 연장할 수 있지만 경력인정이 안되기 때문에 그 부분만 보완이 되면 더 연장할 생각이다."

-유연근무를 공공·민간으로 확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사내 조직문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여성가족부는 여건이 되서 유연근무를 하지만 대다수 사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유연근무를 사용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성들의 육아부담을 같이 덜어야 하지만 남성들에게도 가정을 돌려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육아휴직, 출산휴가, 유연근무제를 못쓰는 분위기이며 생각이 있어도 실행을 못하는 여건이라 자유롭게 유연근무를 사용하는 문화확산이 필요하다."

-유연근무를 망설이는 남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유연근무를 함으로써 자녀들과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다. 아이들이 크는 것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맞벌이부부일 경우 한 번 권해보고 싶다.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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