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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25시]北에 있는 자녀 상속소송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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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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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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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소송 의도와 자발적인 참여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

1933년 김모(1997년 사망·여)씨와 혼례를 치르고 슬하에 2남 4녀를 둔 북한 주민 윤모씨. 1950년이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장녀만을 데리고 월남했다. 결국 전쟁은 윤씨의 가족을 갈라놓은 채 끝났고 윤씨는 1959년 남한에서 권모씨를 만나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 윤씨는 남한에서도 2남 2녀를 뒀고 1987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남·북한 양쪽에 있는 윤씨의 가족이 법정에 서게 된 것은 윤씨의 사망 이후부터다. 생전 100억원대 자산을 일궈낸 윤씨는 자신의 유산을 북한에 남아있는 자녀들에게도 물려주길 희망했다. 이에 아버지와 함께 월남한 장녀(75)는 미국과 북한을 오가는 선교사를 통해 동생들의 생사를 확인했고 "가족관계를 법적으로 인정받자"며 소송을 냈다.

북한에 살고 있는 윤씨의 차남(67) 등 4남매도 지난해 2월 남측의 법적 대리인을 통해 "아버지의 유산을 나눠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새어머니 권씨와 이복동생들을 상대로 소유권이전 등기 청구 소송을 냈다.

이와 함께 아버지의 유산 중 부동산의 처분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고 4남매 모두 지난해 7월 서울남부지법의 허가를 받아 서울 영등포구에 가족관계등록을 창설했다. 고인이 된 아버지와 친자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친생자 관계 존재확인 소송도 현재 서울가정법원에 계류 중이다.

윤씨 가족의 경우처럼 오랜 시간 떨어져 혈연관계가 불분명한 자녀들의 유산상속권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친자관계 확인이 우선이다. 윤씨가 남긴 부동산의 상속권을 주장한 민사소송 역시 지난해 10월 23일 첫 변론이 열린 뒤 친자확인 결과가 나온 이후 변론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 살고 있는 윤씨의 자녀들은 미국 선교사 등을 통해 자신의 머리카락, 손톱 등 유전자 표본을 채취해 유전자(DNA) 검사에 응했다. 또 이들 표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채취과정을 동영상으로 기록해 함께 보냈고 표본을 운반한 미국인 선교사도 법정에 출석해 소송이 제기된 경위와 표본 전달과정 등을 증언했다.

윤씨 가족의 DNA 검사를 한 연세세브란스 병원은 지난 6월 북한 자녀들과 장녀 윤씨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내용의 감정서를 서울가정법원에 제출, 9월 변론이 종결됐다.

그러나 또 하나의 쟁점이 제기됐다. 북한 당국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어 윤씨 자녀들이 직접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월 6일로 예정됐던 친생자 관계 소송의 선고는 취소되고 변론이 재개됐다.

피고 자격으로 참가한 서울중앙지검 측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이하 보위부) 출신 탈북자를 증인으로 신청, 북한 당국이 배후에서 소송을 주도했는지를 다툴 전망이다.

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의 법률 대리인 배금자 변호사는 "북한에 거주하는 윤씨 자녀들의 위임장과 DNA 표본을 넘겨받기 위해 보위부 관계자가 도움을 줬다"면서 "내부자의 도움 없이는 북한 주민들이 소송 제기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실은 소송 제기 당시 소장에서도 밝혔다"며 "이 관계자는 북한 당국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친분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도움을 준 것. 북한 체제의 일반적 특성을 윤씨 가족같은 단일 사건에 적용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9월 통일 시대에 대비해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 및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가칭)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30여개 조문과 부칙으로 구성된 특례법에는 북한 주민이 남한의 부모로부터 상속·증여로 무상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는 처분이나 국외 반출을 일정 부분 제한하기로 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이 유산을 상속받더라도 대리인에게 강제 신탁, 통일될 때까지 재산의 처분을 보류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북한 주민의 상속권은 보호하면서도 분단 현실을 감안, 재산권을 제한하겠다는 조치다.

윤씨와 북한 거주 자녀들의 친생자 관계 확인 소송은 오는 3일 증인 신문을 시작으로 새로운 쟁점을 다투게 된다. 이 소송은 앞으로 이어질 유산 상속 재판에 임하기 위한 확인 절차다.

지난 2001년 북한 주민이 남한에 살고 있는 부모의 유산을 물려달라며 낸 소송은 양측이 조정에 응해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제기되지 않았던 북한 당국의 개입문제가 대두된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또 정부가 마련할 북한 주민 상속제도가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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