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CEO칼럼]제약강국 진입을 위한 정부의 역할

머니투데이
  •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0.11.26 09:1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CEO칼럼]제약강국 진입을 위한 정부의 역할
최근 국내 제약업계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는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 리베이트 쌍벌제, 기등재 목록정비 등 다양한 정책 등을 통해 의료보험 재정 절감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내 제약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신약개발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은 오랫동안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개발 및 판매에서 얻어지는 이익을 연구개발에 점진적으로 투자하면서 제네릭, 개량신약, 신물질 신약으로의 기술경쟁력을 키워 왔다.

하지만 연구개발 투자의 근간이 되는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제도가 1~2년 사이에 급격한 변화를 보이면서 연구개발 투자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의 이러한 상황은 국내 제약업계 전체의 위기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러나 밖으로 눈을 돌려 보면 상황이 그렇게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전세계 유수의 제약회사들은 최근 특허만료나 신약개발 효율성 저하로 인해 밖에서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찾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그런 우수한 파이프라인의 제공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약 20여 년 간의 신약개발 경험의 축적으로 인해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의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초기 임상단계까지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며, 우수한 연구인력과 임상시험 인프라 등은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최근 들어 꾸준하게 전세계 다국적사에 팔려 나간다는 점과 최근 국내에서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들이 국내외에서 속속 좋은 임상결과를 얻고 있다는 점 등이 이러한 희망적인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러한 어렵고 모험적인 신약개발 분야에서 그래도 조그만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그 동안 정부의 신약개발 지원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1990년대의 G-7 프로젝트는 신약개발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 방법론을 단기간에 배울 수 있게 해 줬다.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은 대부분이 국내용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러한 신약개발을 우리 손으로 직접 수행해 신약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이 밖에도 21세기 프런티어 사업 같은 대규모 정부사업을 통해 신약개발의 인프라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그 동안 정부 부처별로 분산되어 지원되던 신약개발 연구과제를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등 세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범 부처 전주기 신약개발 연구사업'이 착수될 시점에 있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부가 1년에 신약개발에 1조원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하곤 한다. 현재 투자하는 규모의 약 10배에 가까운 숫자여서 그리 빠른 미래에 현실화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1조원이라는 숫자가 갖는 상징성은 민간기업이 신약개발에 '올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지원임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유인책, 예를 들자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확대 같은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기업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부의 신약개발 지원 정책에 있어서 연구비 지원보다 더욱 중요한 요소는 올바른 정책 방향의 설정이다. 신약 또는 의약품 개발에 여러 가지 분야가 있고, 분야별로 장단점이 존재한다. 어느 분야를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는 결국 개별 기업의 선택의 문제이기는 하나 적어도 정부는 혁신과 부가가치 창출 그리고 글로벌 신약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큰 정책적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현재도 전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화합물 신약에 대한 지원과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 대신 혁신보다는 장치산업에 가까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미래인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 또 글로벌화가 불가능한 천연물 신약이 우리나라 신약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로 인식되는 것 등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정책 방향이 조기에 바로잡아져야 우리나라 신약개발의 미래도 밝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세계적인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방법뿐이다. 우리나라가 스위스와 같은 제약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학계, 연구계,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정부의 올바른 정책방향 설정이 필요한 때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머니투데이 탄소중립 아카데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