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베개 속 세균, 변기보다 평균 96배 많아

교복, 발매트, 베개 등 섬유제품에서 화장실 변기 등 비섬유 물품보다 평균 96배 정도의 세균이 검출 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12일 일상에서 많이 사용되는 섬유류와 비섬유류에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조사결과, 섬유로만 구성된 교복·발매트·베개 등은 평균 520CFU/㎠의 세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휴대폰·변기에서 검출된 세균수 5.4CFU/㎠보다 96배 많은 것이다.


CFU(Colony Forming Unit)는 세균을 검출할 때 배양이 되는 세균의 수를 측정하는 단위로 1CFU는 세균 1마리를 의미한다.

이 연구팀에 따르면 섬유 중에서도 교복에서는 변기에서 검출된 세균보다 최대 130배 이상 많은 755CFU/㎠의 세균이 검출됐다.

또 인형, 유모차, 가방, 신발 등 섬유가 함유된 제품에서는 평균 170CFU/㎠ 이상의 세균이 검출됐다. 일반적으로 섬유로 구성된 물품일수록 상대적으로 세균이 더 많이 검출된 것이다.

↑ 자료: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

이번 연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섬유제품 3가지(교복, 발매트, 베개)와 고무 등 비섬유와 섬유를 섞은 준섬유 제품 4가지 (어린이 인형, 유모차, 유치원생 가방, 신발 깔창), 비섬유 제품 2가지 (휴대폰, 변기) 등 9가지 물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 품목마다 10가지 샘플을 수집해 총 90개의 시료에 대해 실시됐다.


세균의 검출은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배양법에 따른 총균수 조사와 함께 배양을 하지 않고 DNA 분석을 통해 시료에 존재하는 세균을 객관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메타게놈 분석법이 적용됐다.

배양을 거치지 않은 메타게놈 방법에 의한 미생물 군집 분석의 결과 평균 30종 이상의 기회감염성 세균이 발견됐다.

기회감염성 세균이란 정상인에게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환자나 노약자, 유아 등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진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미생물을 말한다.

신발, 교복, 베개 등에서는 균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포도상구균의 일종인 스태필로코커스 와르네리가 검출됐다.

베개, 가방, 휴대폰, 유모차에서는 여드름을 유발시킬 수 있는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에크니가 검출됐다. 대장균은 섬유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으며, 비섬유인 휴대폰과 변기에서만 검출됐다.

유치원생 가방, 유모차, 어린이 인형 등 어린이용 제품에서도 다수의 기회감염균이 검출됐다.

어린이 인형에서는 노카르디아증을 유발하는 노카르디아 노바 등 7종의 기회감염균이 검출됐다. 유모차와 가방에서는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스트렙토코커스 수도뉴모니아 등 각각 4종의 기회감염균이 검출됐다.

천종식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유아가 사용하는 제품에는 특별히 청결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