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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치료비 비중, 한국이 獨 8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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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이탈리아).프랑크푸르트(독일)=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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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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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고속도로 발상지 독일·이탈리아 가보니…

[편집자주] 자동차는 편리함의 상징이지만 편리에는 댓가가 따른다. 고유가를 견뎌내야 하고 매해 꿈틀거리는 자동차 보험료도 감수해야 한다. 마이카 시대가 강조되고 경부고속도로가 뚫린 것이 70년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국내 자동차 역사는 40여년 남짓할 뿐이다. 또 차보험이 생활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부터다. 차보험과 자동차 관련 제도를 바꾸려면 온갖 잡음이 따르는 만큼 여전한 과도기라 할만 하다. 자동차 역사가 100여년을 넘고 고속도로(또는 자동차전용도로)가 잉태된 유럽은 어떨까. 명차 마이바흐부터 경차 스마트까지 온갖 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속도 무제한 도로인 아우토반으로 상징되는 이탈리아와 독일의 사례를 통해 국내 차보험과 자동차 문화를 되짚어봤다.
“차보험료의 40%가 사고 관련 환자들의 의료비로 쓰인다니 그게 사실입니까”

독일의 보험사 자동차보험 담당자가 한국의 차보험 시장 상황을 전해듣고 내놓은 반응이다. 피아트와 마이바흐, 기아차, 푸조, 토요타 등이 함께 도로를 달리지만 2인승 경차 스마트를 타도 부끄럽거나 기죽지 않는 이탈리아 로마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차가 7 ~ 8시간 정도 나서 낮과 밤이 거의 반대인 유럽과 국내의 상황은 이처럼 딴판이었다.

車보험료 치료비 비중, 한국이 獨 8배 이유는
◇車와 고속도로의 발상지 유럽 운전문화는
세계 최초 유료 자동차도로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북부 호수 지역까지를 연결하는 아우토스트라다(Autostrada)로 1923년 건설됐다. 속도 무제한 도로로 널리 알려진 아우토반이 히틀러의 주도로 처음 선보인 것은 193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다름슈타트 간 고속도로 30.6㎞ 구간이 최초로 이후 나치 정권은 패망 때까지 3819㎞의 아우토반을 뚫었다. 이들 도로는 유럽 경제공동체를 관통하는 여전한 물류의 중추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차관 협상과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 독일의 아우토반을 차로 달리면서였다.

80 ~ 9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와 운전자들, 이들의 안전을 유도하는 경찰(교통당국)도 서서히 변해갔다. 긴 장화 모양의 반도국가인 이탈리아는 1970년대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고속도로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였다. 도로가 많이 깔린 만큼 차량 관련 사고와 사상자 역시 많았다. 15년전까지 해마다 20만건 이상의 차사고로 7000여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사망자는 4800여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차 운행률은 1980년에 비해 180% 증가했는데도 사망률은 5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로마 교통관제센터에서는 이같은 사고 감소의 원인을 교통 인프라 투자 확대와 사법당국의 단속 강화 등에서 찾았다. 대표적인 것이 과속 단속을 위한 감시카메라 전면 도입이다. 특정 지점에서의 제한속도 위반을 적발하는 것은 기본이고 구간 평균 단속제(특정 구간의 시작부분과 끝부분에 설치된 단속카메라로 개별 차량의 구간 평균속도를 측정해 제한속도 준수 여부를 확인, 적발하는 단속 방식)가 주로 시행된다. 이탈리아의 과속 범칙금은 속도별로 39 ~ 779유로(6만4000원 ~ 124만여원)로 국내의 15 ~ 30배에 달할 정도로 무겁다.

관제센터의 안드레아 만프론씨는 “과속을 하다 단속기가 있는 곳에서만 속도를 줄이더라도 단속을 피할 수 없다”며 “고속도로 절반에 해당하는 2900㎞에 이런 시스템이 도입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특정지점 과속 단속과 네비게이션을 통한 ‘눈가리고 아웅식’ 사전 감속과 대조되는 방식이다.

차량의 이동거리와 속도를 체크하는 ‘디지털 타코메터’ 장착이 의무화되고 수시 단속이 이뤄지는 것도 국내와 다른 점이다. 대형 버스는 12시간 넘게 운행하지 못하고 운전자는 7시간 넘게 운전할 수 없으며 보다 멀리 가려면 운전자를 2명 태우는 게 그들의 운행기준이다. 타코메터 장착이 유도되는 데도 국내에서는 이를 눈여겨보는 이들이 전무한 실정이다. 독일 아우토반도 속도 무제한의 상징에서 탈피해 자연보호구역, 도시 입구 등에서는 시속 80·100·130㎞의 제한속도를 두는 등으로 선별적인 안전 보강 조치가 꾸준히 덧붙여졌다.

↑ 왼쪽부터 로마교통관제센터 안드레아 만프론 책임자, AOK 홍보담당 랄프 메처, 독일 바슬러사 한스 홀름 영업본부장
↑ 왼쪽부터 로마교통관제센터 안드레아 만프론 책임자, AOK 홍보담당 랄프 메처, 독일 바슬러사 한스 홀름 영업본부장
◇깐깐한 진료비 심사에 보험 누수 준다
차 문화 못지않게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자동차 보험 제도다. 현재 유럽 주요 국가들은 국내와는 달리 자동차사고 환자도 건강보험에서 치료비를 우선 지급하고 사후 보험사와 정산하는 구조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상징되는 복지국가의 잉태와 의료보험의 원산지가 프로이센(독일 전신)인 것에서 상징되듯 건강보험시스템이 자동차보험보다 우선 발달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보험 가입자들로서는 치료비의 지급 주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고 치료비만 충분히 지급된다면 말이다. 치료비 낭비 때문에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다는 전제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중 대인 의료비가 보험금의 40% 안팎을 차지한다. 차 사고 환자의 10명 중 6 ~ 7명은 부상 정도와 관계없이 병원에 입원하는데다 차보험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때는 최대 건강보험에 비해 최대 15%의 가산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건강보험쪽에 보험사들이 치료비로 사후 정산해주는 금액은 보험금의 5 ~ 10% 남짓이다. 독일 유수의 보험사인 바슬러사의 한스 홀름 영업본부장은 “경제 성장이 빠를수록 차 사고율이 높아지고 경미한 사고가 많아졌지만 사고 환자들에 대한 치료비는 주된 관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독일은 차사고 뿐만 아니라 병명에 따라 2000여가지의 보험금 지급 형식이 갖춰져 있다. 2002년 보험사와 병원, 의회 등을 중심으로 필요 없는 재정이 낭비된다는 얘기가 공론화되면서 진단진료법이 제정된 결과다. 이전까지 평균적으로 입원일이 3 ~ 7일 정도 유럽 다른 국가보다 길었던 독일의 입원일은 비슷한 수준이 됐다.

독일의 건강보험공단인 AOK의 헤센주 지역 홍보책임자인 랄프 메처는 “진단진료법 외에 병원 진료비에 대해 공단이 감사권한을 가진다”며 “보험금 지급은 자꾸 늘어나는데 비해 보험료 수입은 줄어드는 만큼 사익 추구 차원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서 진료비를 일정하게 제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보험사와 교통당국은 이밖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벌이고 있다. 초보운전자와 젊은 운전자에 대한 계도 강화와 기업방문을 통한 운전요령 교육 등을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유럽의 차보험 제도 등을 연구해 온 서울대 김진현 교수는 “국내에서는 보험별로 진료수가 기준이 달라 같은 치료를 받는데도 사고원인이나 지급주체에 따라 진료비가 달라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일단 입원하고 보험금을 받자는 환자가 증가하는 것도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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