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해양플랜트·드릴십 첫 인도 눈앞

STX그룹이 이달 중 창립 후 처음으로 해양플랜트와 드릴십을 인도한다. STX (5,320원 ▲20 +0.38%)그룹은 이번 인도를 계기로 고부가치선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목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조선 (0원 %)해양이 고부가치선 시장 진출을 위해 4년 전 야심차게 추진했던 대형 해양플랜트와 드릴십 건조 작업이 이달 마무리 된다.


STX조선은 2007년 10월 2억2000만달러에 수주한 '해저 파이프 부설선'(Pipe Laying Vessel)을 발주사인 프랑스의 테크닙에 인도한다. 이는 해상유전에서 생산한 원유 및 가스를 운송할 수 있도록 해저에 파이프 라인을 설치하는 설비로, 길이 187m, 폭 31m에 20노트의 속도로 이동한다. 140명을 수용하는 이 설비는 해저 2500m까지 파이프 부설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2008년 9월 미국 시추 전문회사인 노블드릴링홀딩스에서 수주한 드릴십도 이달 중 인도할 예정이다. STX조선은 당시 이 드릴십을 3억 달러에 수주했다. 길이 189ｍ, 폭 32.2ｍ인 이 드릴십은 180명이 승선해 수심 3050m까지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다. 북해 등 악천후 지역에서도 시추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이들 해양 플랜트 설비와 드릴십은 애초 STX중공업이 수주했다가 2009년 3월 STX중공업 내 해양플랜트사업본부가 STX조선으로 옮겨오면서 수주권도 이관됐다.


해저 원유 탐사와 시추 작업에 쓰이는 해양플랜트와 드릴십은 그간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과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해양,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등 '빅3'가 전 세계 물량을 거의 장악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STX조선의 입지는 좁았다.

STX조선 관계자는 "행양플랜트와 드릴십을 이달 성공적으로 인도하면 세계 시장에 기술력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 선박은 최근 원유 수요 증가로 발주가 크게 늘고 있어 이번 인도가 수주 경쟁력 제고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STX조선은 해양플랜트 설비를 애초 지난해 말까지 인도하기로 했으나 다소 늦춰졌고, 드릴십도 인도일을 2개월 가량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 관계자는 "선주사와 합의해 5개월 정도 인도를 늦췄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STX조선은 연내 해양플랜트 2기를 추가 인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