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풍향계]'어게인 2008?' BW, CB발행 봇물

리먼브라더스 부도 사태 이후 2008년 가을은 자금 시장이 얼어붙었던 시기였다.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는 투자엔 투자자들이 나서지 않으면서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극도로 어려웠다.

자금 시장 경색을 풀었던 신호탄은 기아자동차 (90,100원 ▼2,400 -2.59%)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였다. 2009년 3월 기아자동차는 우리투자증권을 주관사로 4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 기아차 BW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량 소화됐다. 투자에 나설 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을 확인되면서 자금시장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특히 BW와 전환사채(CB) 등 옵션부 사채가 대유행이 됐다. 기아자동차에 앞서 BW를 발행한 코오롱을 비롯해 LG이노텍, 대한전선, 동부제철 등 A~BBB등급의 중견 기업들이 대규모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최근 자금 시장에서도 A등급 미만의 기업들이 회사채 대신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08년의 학습효과도 있고 투자자나 회사 입장에서 윈윈할 수 있다는 잇점이 맞물렸다.

동부건설은 1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BBB등급인 동부건설 (3,810원 ▼45 -1.17%)은 동양종금증권을 주관사로 해 표면이율 연 4.0%, 만기수익률 연7.0%의 금리로 3년만기 BW를 발행한다. 행사가액은 6850원으로 예상되며 구주주는 다음달 24일부터 사흘간, 일반공모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청약이 진행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일반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이자 비용 부담이 워낙 커 BW발행으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동양종금증권도 후순위전환사채 발행에 나섰다. 동양종금증권은 A0신용등급을 받고 있는데 표면이자율 2.0%, 만기이자율 4.5%로 만기는 2017년 3월 29일이다.
동양종금은 증권사 콜 차입 규제와 수익다변화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후순위채이지만 전환권을 부여해 금리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대한전선이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고 두산건설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8년 당시 신주인수권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어 투자자들도 BW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자금조달 비용이 낮출 수 있어 옵션부 사채 발행이 유행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주요 기업의 신용평정은 큰 폭의 등락을 보이지 않았다. 호남석유화학이 5000억원 자금 조달을 위해 한기평과 한신평으로부터 AA+ 등급을 받은 것을 비롯해 GS칼텍스(AA+), 두산타워 (A-) SKC&C(AA) 등 A등급 이상 우량기업의 신용등급 평정이 많았다. A등급 미만 등급 가운데에선 (주)한양(BBB+)와 삼부토건(BB+) 등 2건만 신용등급을 받았다.

다음주 (9/19~9/23) 회사채 시장에선 총 18건 8930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SKC&C(AA)가 1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동국제강(A+)이 3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예정하고 있다. 하이트홀딩스(A)도 900억원 규모이 회사채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