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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들 결국엔 과학자들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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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콘밸리=유병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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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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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상 받은 황윤성 미 스탠포드대 응용물리학과 교수 인터뷰

황윤성 미 스탠포드대 교수는 네이처 등에 124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인용지수만 7600회에 달하는 산화물 박막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그는 " 많은 기업들이 과학자들에게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묻는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황윤성 미 스탠포드대 교수는 네이처 등에 124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인용지수만 7600회에 달하는 산화물 박막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그는 " 많은 기업들이 과학자들에게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묻는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세계 과학계에 기여한 공로로 최근 호암재단으로부터 호암상 과학상을 수상한 황윤성(43) 미 스탠포드대 응용물리학과 교수는 자신이 “그렇게 똑똑한 학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한국식 교육환경이었다면 아마 살아남지도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스탠포드대 연구실에서 만난 황 교수는 “교육에서도, 학문에서도, 산업에서도 다양성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로로 기회를 부여해야 인재를 키울 수 있고, 학문과 산업도 다양한 관점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방성이 있어야 발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4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전자산업에서 주목하고 있는 신소재인 복합산화물 박막 연구에서 미 물리학계의 대표적인 연구자로 주목 받고 있다. 반도체, 초전도체 등의 소재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산화물의 박막을 원자 수준에서 인공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네이처 등 세계적 학술지에 124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인용지수만 7600회에 달한다.

"기업가들 결국엔 과학자들을 찾아온다"
이런 황 교수가 시험과 점수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는 자신의 성장과정이 점수와는 사실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한국인 유학생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미 텍사스주 작은 시골 마을인 던킨빌에서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아버지는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화학분야 회사에서 근무했고, 어머니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텍사스대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SAT(미 대학수능) 점수나 학교 성적만 봤다면 MIT에 못 들어갔을 것”이라며 “던킨빌에서 이제껏 한번도 MIT에 진학한 학생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성적보다 여러 경험들이 감안된 덕분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적 동네가 워낙 작은 촌이었기 때문에 본 것이 별로 없었다”면서 “다만 부모님이 좋은 차, 좋은 집에 돈 쓰기보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더 넓은 세계를 생각하도록 한 것, 틀을 벗어나 독창적으로 생각하게 한 것(think out of the box)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단 하나의 숫자, 즉 점수만으로 평가하지만 미국은 출신지와 활동 등 수많은 잣대로 학생들을 평가한다”면서 “이렇게 뽑힌 다양한 재능의 학생들이 대학에서 서로 영향을 주면서 성장한다”고 말했다. “스탠포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험점수가 좋은 학생들, 점수는 나쁜데 창의적인 학생들, 두 부류를 만나게 되는데, 이렇게 뒤섞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MIT에 와서 그는 처음부터 응용물리학을 전공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해볼까 하고 열심히 듣다가 생물학에도 관심이 갔고, 그러다 결국은 물리학과 전자공학 전공으로 졸업을 했죠. 진짜 공부는 박사학위 하면서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전공을 확정해야 하는 한국 학생들이 안타까운거죠.”

그는 지금은 미 물리학계 산화물 박막연구에서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연구과정에서 실수도 많았다고 했다. “박막 연구는 박사학위 받은 다음에 도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는데, 그래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관점을 수용할 줄 알았다는 거에요. 똑 같은 경험과 공부를 해도 관점이 다를 수 있거든요. 여러 관점들을 받아들이고, 그런 관점들을 융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것이 제 학문적 경험입니다.”

"기업가들 결국엔 과학자들을 찾아온다"
황 교수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 도쿄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본 산업의 몰락과 한국 산업의 성장도 목격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닫힌 사회입니다. 기초과학에서는 뛰어난 이론가도 많고 아주 강하지만, 변화를 수용하지 못했죠. 제조업은 강했지만, 창업가들을 위한 시장은 너무 협소했고요. 반면 제조회사였던 삼성이 디자인과 신기술을 주도하는 글로벌 회사로 변신한 것은 경이로운 일입니다. 더 많이 수용했고, 더 글로벌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상품을 계속 내놓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초과학에 대한 ‘느긋한’ 투자를 당부했다. “한국은 늘 ‘빨리 빨리’를 강조합니다. 물론 이 덕분에 일본이 30년 걸려 만들었던 것을 5년여 만에 만들기도 했지만요. 하지만 기초과학은 좀 다릅니다. 투자금액의 문제, 연구인력 수준의 문제만도 아닙니다. 과학커뮤니티를 형성하려면 기본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저 같은 과학자들에게 와서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많이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이런 상황을 즐기지요. 결국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거거든요. 창조경제요? 몇 년, 몇 십 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병률기자 트위터계정 @bryu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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