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 한국계 미국인 징역15년… 협상 빌미?

머니투데이

유현정 기자
성세희 기자

평양에 소재한 북한 최고법원의 모습. 중앙 벽면에 북한 인공기가 걸려있다. /블룸버그

북한으로 입국했다가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이 징역형을 언도받았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지난해 11월3일 (북한) 라선시에 관광 명목으로 입국했다가 체포된 미국공민 배준호씨(미국명 Kenneth Bae)에 대한 재판을 4월3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재판소에서 진행했다"며 "(북한) 최고재판소는 반공화국적대범죄행위를 감행한 배준호에게 15년의 로동(노동)교화형을 언도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재판에 회부된 배씨는 최고재판소에서 예심을 마쳤다. 중앙통신은 "예심과정에 배씨는 북한에 적대감으로 공화국을 전복하려고 책동한 범죄행위를 전부 인정했다"며 "배씨 범죄는 증거물들에 의해 명백히 입증됐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교화형은 북한 형법에서 유기 노동교화형과 무기 노동교화형과 나눠지며 우리나라로 치면 징역형에 해당한다.

배씨를 인질로 삼은 북한은 대미 협상 카드용으로 재판에 회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도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자 대화할 빌미를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박준영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인 미국과 대화를 재개할 핑계를 만들기를 원한다"며 "북한은 배씨 석방 대가로 미국과 협상을 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민간외교단 방북으로 배씨 석방을 도우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1월 빌 리차드슨 전 뉴멕시코주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북한을 방문했으나 배씨를 석방하진 못했다.

배씨는 중국에서 북한 전문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11월 외국 여행객을 인솔해 함경북도 나진항으로 들어갔다가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