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에스비엠 분쟁, '커민스' 변수 등장

위폐감별 인식기 업체 에스비엠 (0원 %)이 회생절차 개시에 대한 판결을 앞둔 가운데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특허 소송이 진행 중인 미국의 경쟁사가 에스비엠이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되면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스비엠과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커민스 알리슨(Cummins-Allison, 이하 커민스)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에스비엠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의 골자는 에스비엠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하고 관리인 선임을 커민스측 인사로 해달라는 것이다. 회사측은 이 같은 사실을 공시하려 했으나, 거래소로부터 공정공시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듣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커민스는 지난 2009년 에스비엠과 에스비엠의 미국 판매협력사인 암로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했다. 미국 텍사스 법원은 커민스의 손을 들어줘 1301만 달러(한화 140억 원) 배상 판결을 했다. 이후 에스비엠이 항소 신청을 했으나 기각당하고 손해배상에 대한 확정 판결이 났다.

그러나 에스비엠은 미국 법인이 없기 때문에 커민스는 에스비엠으로부터 손해배상액을 받기 위해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집행판결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소송에서 에스비엠은 손해배상액이 터무니없이 높다며 국내 정서에 맞게 조정해달라는 입장이다.

이와 별개로 에스비엠 (0원 %)의 전 최대주주인 트루트라이엄프는 지난달 28일 수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 전 경영진 횡령·배임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트루트라이엄프의 각자 대표였던 김정환 대표가 신청한 것이다. 현재 트루트라이엄프는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 대출에 따른 반대매매 당했다. 이 때문에 최대주주 지위는 상실한 상태다.


문제는 에스비엠이 은행권 채무가 없어 커민스가 채권자 자격을 주장한다는 점이다. 미래에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배상액에 대한 채권 자격이다. 에스비엠 역시 미국에서 확정판결된 금액의 10% 가량인 15억 원을 손해배상충당부채로 잡아놓았다. 이를 근거로 커민스는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에스비엠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서도 "만약 회생절차에 들어가 경쟁사인 커민스측 인사가 관리인으로 선임된다면 에스비엠은 순차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고 이는 국부 유출이나 다름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