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담뱃값 2천원 인상 추진…물가연동제 도입(상보)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2015년부터는 담뱃값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도록 하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담뱃세 인상분은 기존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건강증진부담금, 폐기물부담금에 더해 개별소비세를 새로 도입해 반영키로 했다.

정부는 11일 경제관련장관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연종합대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2012년 현재 43.7%인 성인남성 흡연율을 2020년 29%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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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평균 2500원 수준인 담뱃값을 4500원 수준으로 2000원 인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담뱃값이 2004년 이후 10년째 동결돼 담배실질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최저 수준으로 상당폭의 가격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을 올해 정기국회서 추진키로 했다. 2000원 인상할 경우 34% 정도 담배소비량이 줄어들지만 전체 세수는 2조8000억원 정도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2500원짜리 담배가격은 출고가(유통마진 포함) 950원, 담배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1원, 건강증진부담금 354원, 부가가치세 등 234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안대로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 출고가(유통마진 포함)는 950원에서 232원 오른 1182원이 된다. 지방교육세는 122원 늘어난 443원, 건강증진부담금은 488원 늘어난 841원, 부가가치세 등은 199원 늘어난 433원이 된다. 담뱃값서 건강증진부담금 비율이 현행 14.2%에서 18.7%로 올라가게 된다. 총액으로는 880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고가 담배일수록 세금이 높아지는 개별소비세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개별소비세는 2500원 담배 기준 594원정도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존 종량세(담배소비세, 건강증진부담금 등)에 종가세(개별소비세)를 새로 도입함으로써 세부담의 역진성(소득이 적은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부담하는 것)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 물가 인상률이 담뱃값에 반영되도록 하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키로 했다. 담배실질가격의 하락하는 현상을 방지하고 가격의 금연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담뱃값 인상 등 가격 규제 정책과 함께 각종 비가격 규제 역시 도입키로 했다. 이 같은 담배규제가 실현되면 담뱃값이 오르는 것은 물론 담뱃갑에 혐오사진이 실리고 편의점에서 담배광고를 볼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가 가격규제 못지않게 비가격규제에 신경 쓰는 이유는 비가격규제로 인한 금연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인도, 태국 등 70개 나라에서 담뱃갑 경고그림을 도입하고 있다.

실제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비가격규제를 도입하지 않고 담뱃값만 2000원 올릴 경우 2020년 예상되는 성인남성 흡연율은 37.5%다. 비가격규제를 도입할 때 예상되는 흡연율 29.1%와는 8.4%포인트 정도 차이난다.

WHO(세계보건기구) 역시 각종 담배 관련 비가격규제를 독려하고 있다. 2005년 한국이 가입한 FCTC(담배규제기본협약) 규정에 따라 한국은 2008년까지 경고그림을, 2010년까지 편의점 담배 진열 등의 광고 규제를 도입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강제성 없는 규정이지만 회의 내 발언권, 국제 사회의 위상 등을 위해 준수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한국은 올해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FCTC 회의 의장국이다. 규제에 속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흡연자를 담배의 피해자로 인식하고 흡연자가 금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담뱃값 인상을 통해 추가로 확보된 재원을 금연 성공률이 가장 높은 약물·상담 치료에 지원하고, 학교, 군부대, 사업장 등에 대한 금연지원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금연 광고와 캠페인을 연중 실시하고 보건소 금연클리닉, 금연상담전화, 온라인 상담 등 1:1 맞춤형 금연상담서비스 강화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