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문재인에 직격탄 "'공갈' 사과면 수습? 본질 비켜가는 일"

11일 오후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서산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성완종 전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말을 아꼈다. 2015.4.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당 수습 문제와 관련 "공갈 발언에 대한 사과만 있으면 상황이 수습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표가 선출직 지도부의 의무를 강조하면서 지도부의 사퇴불가를 강조하는 것은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선거 패배 후 사퇴했던 모든 지도부의 결단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선거 참패 이후 사퇴만이 책임지는 모습은 아니겠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선출직의 의무만 강조하는 것은 보기에 참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의 불참과 관련 "최고위원이 회의에 참석하고 역할을 다 하는것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그는 지난 7일 문 대표의 요청으로 저녁식사를 했었음을 전하면서 문 대표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를 얘기할 줄 알았는데 단순히 의견만 구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문 대표는) '앞으로 이렇게 변하겠다'면서 제게 '이러이러한 부분을 도와달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그런 말씀은 없었다"며 "그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의견을 구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호남이 거부하는 야권주자는 있어본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고, 있다고 해도 승리할 수 없다"며 이런 이유로 "문 대표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고,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표의 결심이 서고 그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면 그 때 연락을 달라고 말하고 문 대표와 헤어졌다"며 "문 대표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가 밝힌 저녁 회동은 '최고위원회의 파동' 있기 전날이다. 8일 비노계(비 노무현계)로서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호남 지역구를 둔 주 최고위원은 '재보선 책임론'을 앞세워 문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무계파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 최고위원을 '사퇴 시늉만 한다'고 자극하자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은 '봄날 노래'를 불러 눈총을 샀다.

김 전 대표는 "저는 지금도 총선과 대선 승리의 길을 찾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당의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은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는지 걱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