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IMS, 평형수 통합패키지 개발…80조 시장 '정조준'

“전 세계에서 선박 평형수 통합 패키지를 구축한 곳은 한라IMS 뿐입니다.”

최근 부산 강서구 화전동 화전산단 한라IMS (6,980원 ▲170 +2.50%) 본사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5년여의 개발 끝에 완성한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BWTS)가 지난 5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으며 ‘선박 평형수 패키지 솔루션’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이 솔루션은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 밑바닥에 싣는 바닷물을 통합 제어하는 시스템 패키지를 말한다. 선박용 레벨계측장치와 밸브 원격제어장치,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가 여기에 포함돼있다.

한라IMS 관계자는 “선박 평형수 시스템은 각기 다른 회사 제품을 이용해 구축할 수 있지만 호환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향후 A/S 시에도 각 회사 관계자를 모두 불러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어 패키지 시스템은 비용은 물론 사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한라IMS는 1995년 문을 연 기술 개발 중심의 선박 기자재 전문 기업이다. 그동안 선박 기자재 용품의 국산화를 선도 하며 ‘비전21 500대 선도기업’, ‘유망 선진 기술기업’ 등 다수의 정부 프로젝트에 선정된 바 있다. 최근에는 정부로부터 연간 수십억원의 연구개발비와 마케팅비 지원을 받는 ‘월드 클래스 300’ 및 ‘월드챔프’에 선정됐다.


최근 글로벌 저유가에 따른 업황 악화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번에 결실을 맺은 ‘선박 평형수 패키지 솔루션’으로 실적 향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라IMS는 매출 감소로 2013년 16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지만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LED) 사업부의 매출 상승 등으로 1년 만에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라IMS의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사진제공=한라IMS

한라IMS가 내년 선박 평형수 패키지 시스템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평형수 처리 장치 장착 의무화 규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MO는 국제 운항 선박이 운항 과정에서 평형수 방출 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오염,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중고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에 대해 평형수 처리 장치 장착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11월 인도네시아까지 동참을 선언하며 내년 실행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시행이 선박 기자재 업체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선박 평형수 처리기의 가격은 선박 규모에 따라 수억원대부터 수십억원대까지 다양하다. 글로벌 선박 평형수 시스템 시장 규모는 8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라IMS 관계자는 “내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것”이라며 “평형수 처리기를 포함한 평형수 패키지 시스템은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현대미포조선이나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들도 관련 시장 진출을 언급한 만큼 특정 업체에만 일방적인 수혜를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라IMS 관계자는 “이번 규제는 중고 선박에도 적용되는 만큼 앞서 한라IMS의 평형수 레벨계측 장치를 탑재한 선박 8000척에만 납품한다고 해도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선박 평형수 처리기는 규격화 돼있지 않고 선박에 따라 규모와 시스템이 다르게 적용돼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적합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라IMS의 평형수 처리 제품은 정부로부터 첨단기술 제품으로 선정돼 법인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이익 기여도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