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中·유가 변수 이어 저가매수까지…더 커진 변동성

뉴욕 증시가 100포인트 가까이 등락을 거듭하며 이번 주 역시 험난한 한 주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 증시는 여전히 안정될 기미가 없는데다 국제유가 마저 12년여 만에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만 6% 넘게 하락한 탓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4포인트(0.09%) 오른 1923.6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52.12포인트(0.32%) 상승한 1만6398.57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5.64포인트(0.12%) 하락한 4637.99로 거래를 마쳤다.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브릭 수석 전략분석가는 “투자자들이 증시가 바닥이라는 신호를 보내주길 희망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바닥보다 약간 일찍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S&P500 지수가 추가적으로 35포인트 하락한다면 보다 편안하게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증시에서 반등할 때가 됐다거나 앞으로 대폭락할 것이란 신호 모두 보지 못했다는 것이 팩트”라고 지적했다. 증시 방향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증시 흐름은 애플과 국제유가, 바이오업종이 주도했다. 애플 주가는 증권사의 긍정적인 평가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1% 넘게 급등했다. 이후 도이치뱅크의 목표 주가 하향으로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됐지만 장 막판 다시 상승 폭을 키우며 1.62% 올랐다.


반면 셀젠을 비롯한 주요업체들의 실적 부진 예고에 바이오업종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나스닥 바이오업종 지수는 3.41% 하락했고 뉴욕증권거래소(NYSE) 바이오업텍 지수도 4.01%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12년여 만에 처음으로 32달러가 붕괴되면서 에너지업종지수(로이터기준)도 2.27% 떨어졌다.

린지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또다시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이는 중국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타워브릿지 어드바이저의 제임스 메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가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증시가 충분히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리 가격이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이에 따라 프리포트 맥모란 주가는 20.3% 폭락했고 에너지업종 지수도 1.49% 떨어졌다. 아크 콜(Arch Coal)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아크 콜은 채권자들과 45억달러에 이르는 부채 구조조정에 합의한 바 있다.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파산은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신호인 동시에 바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바닥에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