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硏, 십전대보탕 발효 기억력 등 인지기능 개선 물질 개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통 한약처방인 십전대보탕을 발효시켜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과 노화로 인해 감퇴되는 학습 및 기억력을 개선시키는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한의기술응용센터 마진열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새로운 뇌신경세포 생성을 약 83% 개선시키는데 효능이 있는 신물질(이하 FSJ)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모리스 수중미로실험에서 실험쥐가 수조에서 숨겨진 섬을 찾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 유도군의 기억력 손상 여부를 확인한 결과표./자료제공=한의학硏

이 기술은 이번 선급실시료 1억6000만 원(경상실시료 순매출액 3%)에 ㈜알파바이오로 기술이전 되면서 향후 알츠하이머 등 치매 치료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실험쥐(mouse)를 정상군과 기억력 손상을 유발한 유도군(학습·기억력 저해물질 스코폴라민 투여), 그리고 기억력 손상 유발(스코폴라민 투여) 후 매일 1회씩 총 14일 간 FSJ를 경구투여한 실험군으로 각각 나눠 차이를 관찰했다.

먼저 연구팀은 수중미로실험에서 실험쥐가 수조에서 숨겨진 섬을 찾아가는데 걸린 시간을 측정, 학습 및 기억력을 평가한 결과 실험 6일차에 유도군이 52.4초로 정상군의 20.8초에 비해 약 2.5배 늦어진 반면 FSJ실험군은 26.6초 만에 도달했다.

또 각 실험 그룹에 대한 해마신경재생성(새로운 신경세포의 형성)을 확인한 결과 유도군에서 감소된 해마신경재생성이 FSJ실험군에서 약 83%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마진열 박사./사진제공=한의학硏

퇴행성 신경질환(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과 혈관성 치매(뇌혈관 질환)는 학습 및 기억력 장애를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시도되고 있는 기억력 개선제 및 치매 치료제는 병변을 완전히 없애거나 차단하는 치료효과가 아닌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만 있다. 또 위장질환, 식욕감퇴, 불면 등의 약물 부작용을 내재하고 있어 치료제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책임자인 마진열 센터장은 "감소된 기억력 및 신경세포 형성을 회복시키는데 효능이 있는 이 물질이 개발되면서 기억력 및 인지기능 저하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는 노년층 및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라며 "이 물질은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한약재를 기반으로 발효를 통해 새로운 효능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