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추악한 뒷면…유명 제작자, 수십년간 성추행

수십 여 년 동안 여성 배우와 자신의 회사 여성<br> 직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하비 웨인스타인 웨인스타인 컴퍼니 공동회장. /AFPBBNews=뉴스1

# 20여 년 전,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이자 웨인스타인 컴퍼니 공동회장 하비 웨인스타인은 여배우 애슐리 쥬드를 페닌슐라 베벌리힐스 호텔로 초대했다. 쥬드는 이를 조찬 회의로 생각했다. 당시 이 어린 배우는 대신 웨인스타인의 객실로 보내졌다. 웨인스타인은 샤워 가운을 입고 있었고, 쥬드에게 마사지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게 싫다면 자신이 샤워하는 모습을 봐달라 고 요구했다.

# 2014년 어느 날, 하루 전 웨인스타인 컴퍼니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기 시작한 법·경영 전공의 대학생 에밀리 네스터는 웨인스타인의 조찬 초대에 응했다. 기회를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쥬드처럼 페닌슐라 베벌리힐스 호텔의 객실로 보내졌다. 그 자리에서 웨이스타인은 자신이 여러 여성 배우들과 성관계를 맺었는지에 대해 자랑했으며, (자신과 성관계를 맺으면) 경력에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미국 영화의 본산 할리우드를 지배하는 제작자가 돈과 권력을 이용해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여성을 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현지시간) 웨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배우와 웨인스타인 컴퍼니 여직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추악한 행위들을 폭로했다.

웨인스타인의 성추행은 배우, 직원, 모델 등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그는 특히 자신의 회사 직원들에게 '회사의 명성'이나 '특정 직원의 개인적인 평판'을 헤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했다.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함구하도록 암묵적 압력을 가한 셈이다.


웨인스타인은 자신과 합의한 피해 여성들에게는 피해 사실이나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밀유지계약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했다.

NYT는 "웨인스타인의 성추행 혐의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그가 적어도 8번 피해 여성들과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 보도 직후 웨인스타인은 성명을 발표하고 "변명하는 건 아니지만 60~70년대의 행동 규범과 직장 생활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남성 우월주의, 여성 성추행 등은) 일종의 문화였다"며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깨달았고, 과거 동료들에게 한 행동들이 많은 고통을 일으켰다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6일 웨인스타인 공동회장이 성추행 혐의로 조사받는 것과 관련, 무기한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