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말을 한다"…피부에 붙이는 스피커 나왔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나노막을 이용한 열음향 방식의 웨어러블 스피커/사진제공=UNIST

사람의 피부에 붙여서 소리를 출력할 수 있는 '투명한 스피커'와 성대 진동을 감지해 인식하는 '투명한 마이크로폰'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사물인터넷(IoT)은 물론이고 로봇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고현협 교수팀은 최근 신체를 비롯해 다양한 사물에 부착이 가능한 스피커와 마이크로폰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학협회(AAAS)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권위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3일(현지시간) 발표됐다..

투명하면서도 전기전도성을 가지는 '나노막(Nanomembrane)'을 제조하고, 이를 음향소자에 응용하는 방식으로 '초박막형 투명 스피커'와 마찰 전기를 이용해 배터리 없이 자가 구동하는 '웨어러블 마이크로폰'을 개발하게 됐다는 것이 고 교수팀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초박막형 투명 스피커는 금속에 전류를 흘려서 생기는 열적인 변화로 공기를 수축시켜 소리를 내는 열음파(Thermoacoustic) 방식으로 소리를 내게 된다. 투명해서 전자문신처럼 피부에도 부착할 수 있다.

웨어러블 마이크로폰은 목에 부착해 성대의 떨림까지 감지할 수 있다. 센서가 수집한 목소리의 아날로그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꿔 분석하면 누구의 음성인지도 식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웨어러블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특정 사용자의 목소리 주파수 패턴을 구별할 수 있는 '음성지문 보안 시스템'도 구축했다. 기존 마이크로폰과 비교해도 정확도가 뛰어나 상용화 가능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로봇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하게 될 경우 스피커는 입처럼, 마이크로폰은 귀처럼 쓰일 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 교수는 "IoT가 발달하면서 인공지능(AI) 스피커나 음성지문보안 등에서 센서 기술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의 산업적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나노막 제조기술은 IoT, 로봇, 웨어러블 전자산업에서 원천 소재 기술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