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교정책실장' 뒷말 무성…"굳이 오고싶지 않았는데…"

현 정부 들어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옛 학교정책실장)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혁신학교·전교조 간부 출신 인사가 잇따라 영입되면서다.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전국 초·중·고교의 교육·교원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직(1급)이다. 일선 학교와의 소통을 진두지휘한다. 교육전문직(교사 출신)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로 여겨진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김상곤 장관은 지난달 말 정년 퇴임한 이중현 실장 후임에 김성근(사진) 충북 단재교육연수원장을 앉혔다. 김 실장은 초창기 전교조 간부(조직국장)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후 충북교육청 혁신기획담당(4급 상당)으로 자리를 옮겨 충북혁신학교(행복씨앗학교) 업무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교육연구관(장학관)에 특별 채용돼 단재교육연수원장(4급) 자리에 있었다.

김 실장은 부임 후 열린 교육부 간부회의에서 굳이 (학교혁신지원실장으로) 오고 싶지 않았지만, 이왕 왔으니 일을 해 보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김 실장 발탁 이후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때로는 조정자 역할을 해야하는 막중한 자리인데 오히려 급격한 정책 변화를 꾀하다가 학교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소재 중학교 한 교장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학교 현장에 교사로 오래 일하다다 교장이나 교감, 교육청 등 다양한 경험을 거친 인사가 가는게 맞다"며 "아무래도 일선 현장과 인식과 같이해야 소통이 원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 한 전문가도 "학부모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분야가 초·중등교육"이라며 "일반적인 코스(교사-교감-교장)를 밟았어도 학부모 대응에 어려움이 많은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가 학교혁신지원실장을 맡아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혁신교육감을 자임했던 김 장관도 결국 경질되지 않았나"라며 "(김 실장이) 1급 실장을 맡기엔 다소 부족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반면 충북교육청 한 관계자는 "(김 실장이) 현재 국가교육회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고 합리적으로 현안을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 전임인 이중현 학교정책실장도 전교조 초대 경기지부장을 지냈다. 이 전 실장은 학교장이던 지난 2007년 화투 도박(속칭 '섰다')을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돼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주의조치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김상곤 교육장관은 "임명 절차상 하자될 게 없고 혁신학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적임자라고 판단해 간청했다"며 이 실장을 감쌌다. 이 전 실장은 지난해 이미 명예퇴직이 확정된 뒤 학교정책실장으로 발령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