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도 인기도' 뛰는 샌더스… 그 위엔 트럼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AFPBBNews=뉴스1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현재 무소속)이 후원금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야권 선두에 올랐다. 다만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원금에서 샌더스를 압도했다. 미국의 다음 대통령 선거는 내년 열린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복스(Vox)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민주당 경선주자들의 정치자금 모금액 조사 결과 샌더스가 1820만달러(207억원)로 가장 앞섰다고 보도했다.


특히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칭할 만큼 진보 성향을 보이는 샌더스는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가 전체의 84%(총 1520만달러)를 차지해 '풀뿌리' 민심 기반이 탄탄함을 보여줬다. 의회 전문지 더힐은 샌더스 의원 참모를 인용해 1인당 평균 모금액이 20달러(약 90만명)라고 전했다.

여성 주자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1200만달러를 모았고, 다크호스로 떠오른 베토 오루크 전 하원의원 940만달러, 후보 중 최연소 피트 부테제즈 71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샌더스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1위를 달렸다. 15일 공개된 에머슨칼리지 여론조사 결과 샌더스는 지지도 29%로 민주당 대선후보들 중 선두에 섰다. 부테제즈(9%), 오루크(8%), 해리스(8%) 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AFPBBNews=뉴스1

현재 가장 큰 경쟁자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다. 그는 아직 모금을 하지 않아 후원금 순위에서는 빠져 있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24%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잇따른 '미투' 폭로를 받는 바이든은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에머슨칼리지 측은 USA투데이에 "바이든의 지지율이 2월 27%로 샌더스에 10%포인트 앞섰으나, 지난달 26%로 같았고 이번 달에는 역전 당했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재선 도전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분기 3000만달러 넘는 자금을 모아 샌더스를 크게 앞섰다. 복스는 이날 보도에서 트럼프의 후원금이 총 3900만달러(443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액수는 민주당 후보 1, 2위의 후원금을 합친 것보다 크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순항을 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망도 이어진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그의 경제적 성과를 이유로 '민주당 후보가 이기는 것보다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16일 CNBC에서 "트럼프가 재선을 하면 경기침체를 늦출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16일 폭스뉴스에 샌더스 의원이 출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제정신 아닌 버니 (샌더스)가 폭스뉴스에 출연하다니 이상하다. 진행자와 청중들이 웃고 있고 좋아 보였다"고 적었다. 폭스뉴스는 보수 성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으로 좋아하는 언론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