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피습 어뢰는 어디서…유가 100달러 급등 우려

13일(현지시간) 오만해 인근에서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 소유 프론트 알타이르 호가 피격을 당해 불타고 있고, 이란 해군정 1정이 옆에서 이를 수습 중이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상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을 당했다. /사진=AFP

미국이 오만해 부근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에 대한 공격에 대해 이란의 소행이라며 비난했다. 지난달 유조선 피격에 이어 미국이 이란에 재차 책임을 물으며 양국 간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번 사태로 장중 4% 급등했으며,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인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오후 국무부 브리핑을 열어 "이란이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평가"라고 밝혔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이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이 평가는 첩보, 사용 무기, 공격 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 수준, 최근 유사한 이란의 유조선 공격, 이 지역의 어떤 유사 그룹도 이처럼 고도의 정교함을 갖춘 자원과 능숙함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평화와 안보에 명백한 위협이자 항행의 자유에 대한 노골적 공격"이라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피격 사건 관련 미국의 근거 없는 주장을 절대적으로 거부하고,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을 두고 "의혹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미국의 '자작극'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언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특별고문은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정보기관(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불안하게 만드는 주요 용의자"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만 해역에서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 소유 프론트 알타이르 호와 일본 해운업체 고쿠카산업 소속 고쿠카 코레이져스호 등 대형 유조선 2척이 피격을 당했다. 두 척의 선원 44명은 무사히 구조돼 부상 1명 외에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3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12일 오만해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UAE·노르웨이 등 소속의 유조선 4척을 겨냥한 공격이 벌어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당시에도 이란의 소행이라고 비난했으며, 이란을 이를 부인했다.

유엔은 국제 조사를 통해 당시 유조선 공격은 소형고속정을 통해 접근한 잠수부들이 선체 부착 폭탄을 설치했으며, 고도의 정교함과 정확성 등을 볼 때 여러 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내렸다. 유엔 조사는 공격의 배후에 대해서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란을 방문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하메네이가 "응답할 가치가 없다"고 답해 양국의 입장차만 부각됐다.

이번 피격 사건으로 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장중 4%대 급등세를 보였고, 북해산 브렌트유 8월분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23% 오른 배럴당 61.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CNBC는 "유조선 피격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우려를 되살렸고, 시장이 경기 침체와 중동 석유 공급 위협 중 어느 것에 반응하느냐에 따라 브렌트유는 50~80달러선에 달할 것"며 "일각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이 심화될 경우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고 전했다.